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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도 ‘할인’ 경쟁…美 경영대학원들, “AI 시대” 앞세워 학생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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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도 ‘할인’ 경쟁…美 경영대학원들, “AI 시대” 앞세워 학생 모집

지원자 감소 속 등록금 최대 50% 인하…“AI 불안 커지며 단기·실무형 과정 선호”
미국 경영대학원 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경영대학원 시장에서 할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미나이

미국 경영대학원(MBA) 시장에서 이례적인 등록금 할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취업시장 불안으로 전통적 2년제 MBA 지원자가 줄어들자 대학들이 AI 특화·단기 실무형 과정을 앞세워 최대 반값 장학금까지 내걸고 학생 유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경영대학원들은 최근 등록금 할인과 장학금 확대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퍼듀대 미치 대니얼스 경영대학원은 온라인 MBA 과정 등록금을 최대 40% 인하했다. 이에 따라 타주 학생 기준 학비는 기존 6만 달러(약 8690만 원)에서 3만6000달러(약 5210만 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어바인) 폴 메라지 경영대학원도 온라인·야간 수업 중심의 MBA 과정 등록금을 최대 38% 낮췄다. 할인 규모는 최대 4만8000달러(약 6950만 원)에 달한다.

존스홉킨스대 케리 경영대학원은 메릴랜드주 대학 졸업생이 금융·헬스케어 경영 등 특화 석사과정에 진학할 경우 등록금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 “AI 시대 살아남으려면 재교육 필요”


대학들은 최근 AI 확산에 따른 직업 불안 심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대 올린 경영대학원은 AI 영향으로 실직했거나 재교육 필요성이 커진 직장인을 대상으로 1만 달러(약 1450만 원) 장학금을 새로 도입했다.
조 맥도널드 올린 경영대학원 부학장은 “AI로 경력이 흔들린 사람들이 최대한 빨리 재교육을 받고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WSJ는 특히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AI 때문에 현재 직업 경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긴 공백 없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단기·온라인 MBA 과정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전통 MBA 인기 약화…“할인 경쟁 지속 어려울 수도”


이같은 변화 배경에는 전통적인 2년제 MBA 수요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경영대학원 지원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늘고 고용시장이 좋을 때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AI 불확실성 속에 직장을 쉽게 옮기기보다 기존 직장에 머무르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장기 MBA 과정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컨설팅업체 마이MBA패스 설립자인 페티아 휘트모어는 “예전에는 MBA를 탐색과 경력 전환의 시간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많은 직장인이 ‘그냥 회사에서 계속 배우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경영대학원 지원자 수는 지난해 가을 감소세를 보였고 비자 규제 우려로 해외 유학생 지원도 줄고 있다.

미국 경영대학원협회(GMAC)에 따르면 재정 지원을 받는 경영대학원생 비율은 10년 전 48%에서 지난해 62%로 상승했다. 성적 우수 장학금 지급 비율 역시 같은 기간 32%에서 47%로 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학들의 대규모 등록금 할인 정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고등교육 컨설팅업체 에듀반티스의 팀 웨스터벡 공동대표는 “학생 모집을 위해 등록금을 크게 깎고 있지만 이런 모델을 장기간 유지할 방법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