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메타·구글·오픈AI, AI 에이전트 웨어러블 기기 패권 경쟁 본격화
6G 네트워크, 2029년 상용화… AI 에이전트 시대 핵심 인프라로 부상
삼성, 하반기 갤럭시 글라스 공개 예고… LG도 AI 안경 개발 착수
6G 네트워크, 2029년 상용화… AI 에이전트 시대 핵심 인프라로 부상
삼성, 하반기 갤럭시 글라스 공개 예고… LG도 AI 안경 개발 착수
이미지 확대보기오픈AI·메타·구글까지 가세해 차세대 AI 기기 전쟁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전 세계 약 50억 개 기기에 칩을 공급하는 퀄컴의 수장이 내놓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나리오가 업계 안팎의 주목을 끌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요구하는 새로운 기기의 조건
아몬 CEO는 스마트폰이 AI 시대의 주역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기기 설계 철학의 한계에서 찾는다. 그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명령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졌다. AI 시대는 반대다. 기기가 먼저 필요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반응형'에서 '선제형'으로의 전환이다.
이 전환의 물리적 구현체로 그가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 안경이다. 아몬 CEO는 "안경은 눈·귀·입 바로 곁에 있다. 사용자가 고개를 돌리면 카메라도 함께 움직인다. AI 에이전트가 맥락을 파악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라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미래의 일상은 이렇다. 스마트 안경을 쓴 채 거리를 걷다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하면, AI 에이전트가 즉시 가격을 비교하고 가상 착용 화면을 보여주며 결제까지 도운다.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가 없다. 그는 이를 "마찰 없는 경험(Low-friction Experience)"이라고 불렀다.
시장 전환의 속도에 대해 아몬 CEO는 예상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2026년은 AI 에이전트가 주류에 진입하는 해다. 2027~2028년부터는 작업 흐름이 스마트폰에서 AI 에이전트 기기로 넘어가기 시작하고, 향후 5년 안에 에이전틱 AI 기기 보급대수가 수억 개에서 최대 10억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빅테크 4파전… 삼성·LG도 가세
퀄컴이 방향을 제시하는 사이 빅테크들은 이미 달리기에 나섰다. 포춘의 이번 보도에도 등장하듯, 오픈AI는 지난해 5월 아이폰 수석 디자이너 출신 조니 아이브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아이오(io)'를 65억 달러(약 9조7584억 원)에 인수했다.
오픈AI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아이브와 샘 올트먼 CEO는 화면 없는 손바닥 크기의 AI 기기를 구상 중이며, 첫 제품 공개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목표 삼고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설정 문제와 온디바이스 연산 용량 확보가 과제로 남아있어 실제 판매는 2027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레이밴(Ray-Ban)과 손잡은 AI 스마트 안경으로 현재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출하량이 350만 개를 넘어섰으며, 오는 7월 한국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대체했듯 AI 글라스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을 올해 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음성 전용 모델과 렌즈 내 디스플레이 탑재 모델 두 가지로 나뉘어 개발 중이며, 안경 브랜드 워비파커(Warby Parker)와 최대 1억5000만 달러(약 2251억 원) 규모의 협력 계약을 맺었다.
구글 XR 부문 총괄 부사장 샤흐람 이자디는 "안경은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첫 스마트 안경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LG전자도 올해 4월 AI 스마트 안경 개발에 공식 착수했다.
시장조사업체 스마트애널리틱스글로벌은 세계 AI 스마트 안경 시장이 올해 약 12억 달러(약 1조8019억 원)에서 내년 56억 달러(약 8조4089억 원)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6G가 만드는 '걸어 다니는 카메라' 시대
이 모든 변화의 기술 기반은 6세대 이동통신(6G) 네트워크다. 아몬 CEO는 올해 3월(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6 기조연설에서 "AI 혁명을 믿는다면 6G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못 박았다.
그는 "6G 시대에는 사람이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전송된다. 우리 모두가 걸어 다니는 카메라가 된다"고 표현했다.
퀄컴이 그리는 6G의 핵심축은 연결성(Connectivity), 컴퓨팅(Computing), 센싱(Sensing) 세 가지다. 특히 6G 신호를 거대한 레이더처럼 활용해 도시 전체의 차량·보행자·드론 흐름을 센티미터 단위로 파악하고, 이를 AI 에이전트의 실시간 맥락 정보로 제공한다는 구상이 눈길을 끈다.
아몬 CEO는 2034년까지 전 세계 셀룰러 트래픽이 현재의 3~7배로 불어날 것이며 그 가운데 30%를 AI가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2028년 기술 시연을 거쳐 2029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 등을 포함한 58개 글로벌 기업과 개발 연합을 꾸렸다.
그러나 낙관적 전망 뒤에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물음표도 크다. 배터리 지속 시간, 장시간 착용 시 불편함, 카메라 상시 가동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 시장분석기관 IDC의 라몬 라마스 연구 디렉터는 "새로운 AI 기기는 스마트폰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맥락 인식, 개인화, 실행 가능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과거 구글 글라스가 사회적 거부감에 부닥쳐 좌초한 전례가 보여주듯,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이 경쟁의 최후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아몬 CEO는 이 점을 정면으로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AI가 인간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AI는 강력한 도구다. 오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처럼 우리는 이 변화를 살아낼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