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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 한국형 모델로 고부가 패키징 진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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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 한국형 모델로 고부가 패키징 진입 선언

말레이 토종 5개사 연합 MAPC 출범… 2035년 자국 타깃 시장 매출 200억 링깃 목표
AI·HBM 병목 현상 틈새 공략… 국내 OSAT·FC-BGA 업계 중장기 추격 리스크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 육성 방식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모델을 모범 답안으로 삼아 자국 페낭을 '국가 반도체 챔피언'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 육성 방식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모델을 모범 답안으로 삼아 자국 페낭을 '국가 반도체 챔피언'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말레이시아가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 육성 방식과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모델을 모범 답안으로 삼아 자국 페낭을 '국가 반도체 챔피언'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현지 매체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는 지난 29(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주도권을 일부 확보하고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한 것처럼, 말레이시아도 토종 기업 중심의 연합체를 통해 글로벌 첨단 패키징 시장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패키징이 저부가 임가공에서 핵심 수익원으로 전환되자, 기존 OSAT(반도체 조립·테스트) 기반을 발판 삼아 고부가 시장 진입을 선언한 모양새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OSAT 물량의 13%를 처리하는 글로벌 공급망 요충지다. 그동안은 노동집약적인 조립·테스트 중심 구조에 머물렀으나, 최근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과 대만 TSMC의 첨단 패키징(CoWoS) 병목 현상이 심화하자 전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첨단 영역은 대만이 사실상 주도하고 중저가 범용품은 중국 내수 기업이 장악한 구도 속에서, 말레이시아는 검증된 OSAT 인프라와 유연한 정책을 앞세워 중간 고도화 허브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토종 연합 'MAPC' 시동… 자국 타깃 매출 5.8조 원 조준

말레이시아 최대 반도체 조립 기업인 이나리 아메트론을 비롯한 토종 5개사는 '말레이시아 첨단 패키징 컨소시엄(MAPC)'을 결성했다. 이들은 오는 2035년까지 연간 200억 링깃(7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컨소시엄이 침투 가능한 실질 유효 시장(TAM)을 기준으로 7%를 확보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첨단 패키징 시장이 아닌, 자국 OSAT 역량을 기반으로 침투 가능한 고성능 플립칩(FC) 및 시스템인패키지(SiP) 등 특정 세그먼트 영역을 정밀 조준한 수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컨소시엄의 첫 단계 고도화 프로젝트에 18580만 링깃(706억 원)의 연구 개발 보조금과 매칭 펀드를 즉각 집행했다. 페낭 주정부가 가동하기 시작한 칩 디자인 아카데미를 연계해 설계 자산(IP)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자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다진다는 포석이다.

'용인 클러스터' 이식… 원천 기술·장비 자립화 추진


이러한 독자 생태계 구축 전략은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 구조를 철저히 모델로 삼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약 6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 대학을 결속한 것처럼, 페낭 역시 정부 연계 기업(GLC)과 현지 대학을 토종 챔피언 기업의 초기 고객이자 인재 공급망으로 매칭하는 정책을 편다.

단순 다국적 기업의 제조 하청 기지에 머무르지 않고, 고부가가치 영역인 특허와 첨단 장비, 설계 기술의 소유권을 직접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후공정 단가가 급등하는 국면을 이용해 마진율이 높은 기술 자립화 단계로 진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기 영향 미미하나 중장기 OSAT 주도권 경쟁 예고

국내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의 이번 추격이 한국 반도체 대기업에 미칠 단기적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HBM 생산에 필수적인 첨단 3D 적층 패키징은 극도로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해 대기업이 자체 공정이나 TSMC와 연합 체제 내에서 전량 소화한다며, 말레이시아 컨소시엄의 현재 기술 레벨로는 당장 고성능 메모리 영역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본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하나마이크론, SFA반도체 등 국내 주요 OSAT 기업과 고부가 기판(FC-BGA)을 생산하는 부품 업계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자국 OSAT 생태계를 고도화해 서버용 high-end FC-BGA 패키징 및 범용 첨단 2.5D 시장을 잠식해 들어올 경우, 국내 후공정 중견 기업들의 중장기 점유율 방어에 제동이 걸리고, 일부 중저가 고성능 패키징 수주가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에 한국도 전공정 편중에서 벗어나 국내 후공정 생태계의 패키징 고도화 지원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MAPC 연합의 TSMC·엔비디아 밸류체인 진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글로벌 탑티어 고객사로부터 첨단 후공정 물량을 수주하는지 여부가 이들의 기술 안착을 가름할 핵심 지표다.

둘째, 말레이시아 OSAT 업계의 실리콘관통전극(TSV) 및 첨단 본딩 장비 중심의 설비투자(CAPEX) 확대 및 발주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단순 조립 장비를 넘어 첨단 적층 장비 투자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국내 소부장 업계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신호탄이다.

셋째, 글로벌 패키징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 지속성을 점검해야 한다. 고부가 패키징 단가 상승세가 유지되어야 후발 주자인 말레이시아 연합의 대규모 자금 투입과 장기 리스크 감수가 성립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