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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가치 삼켰다”... AI 투자 거품론, ‘대차대조표 균열’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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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가치 삼켰다”... AI 투자 거품론, ‘대차대조표 균열’로 터졌다

우버 COO 독설 “막대한 AI 지출, 생산성 증가 전혀 없다” 의문 제기
투자자 돈으로 깎아주던 ‘보조금 지능 시대’ 종말… 에이전트 구동에 ‘토큰 요금’ 폭등
직원 인건비 추월한 ‘토큰맥싱’ 광풍에 메타도 제동… 오픈소스·미니 모델 전환 실리주의 급선회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AI 운영 비용이 기업의 생산성 가치를 앞지르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AI 운영 비용이 기업의 생산성 가치를 앞지르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혁명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에 도취해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CAPEX)을 단행해 온 글로벌 기업들이 마침내 가혹한 ‘AI 청구서’를 받아들고 집단 패닉에 빠졌다.

챗GPT 등장 이후 투자자들의 자금력에 기대어 유지되던 저가 공세가 끝나고 실질적인 수익 창출 압박이 가해지자,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AI 운영 비용이 기업의 생산성 가치를 앞지르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실리콘밸리와 프랑스통신사(AF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기술 도입 속도를 늦추고 AI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근본부터 뜯어고치는 구조조정 책략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돈만 쓰고 효과 없다”... 우버 COO의 폭로와 메타의 후회


최근 글로벌 테크 자산시장에 가장 가혹한 충격파를 던진 것은 모빌리티 거두 우버(Uber)의 수장급 고백이다. 우버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공식 석상에서 “그동안 단행된 막대한 인공지능 지출이 실제 기업의 생산성 대차대조표에는 그 어떤 눈에 띄는 증가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테크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기업 현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무조건적인 AI 활용을 강요하다가 가혹한 비용 폭탄을 맞는 이른바 ‘토큰맥싱(Tokenmaxxing·과도한 토큰 사용 광행)’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잭 골드 애널리스트는 “어떤 기업은 단 한두 달 만에 AI 토큰 사용 요금이 직원 인건비 고정 지출을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직원들에게 생산성 증대의 핵심 척도라며 가능한 한 많은 토큰을 쓰라고 전방위로 독려했던 빅테크 맹주 메타(Meta)조차 백기 투항했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내부 문건을 통해 “그 누구도 AI 도구를 단지 ‘사용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전사적인 경고령을 발동했다.

‘보조금 지능 시대’의 종말과 에이전트가 부른 ‘토큰 잔혹사’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델파이 랩스의 케빈 심백은 ChatGPT 출범 초기 시장을 “투자자들이 사실상 비용을 대신 부담해 기업들에게 AI를 초저가로 쟁여주던 ‘보조금 지능 시대(Age of Subsidized Intelligence)’였다”고 정의했다.

그러나 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시장 선두주자들이 올해 말 사활을 걸고 상장(IPO)을 추진하면서, 이제 진짜 주주들에게 증명할 현금 흐름 대차대조표를 짜야 하는 냉정한 마일스톤이 시작됐다.

비용 폭등의 가장 무서운 주범은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AI 에이전트(Agent)’다. 단순히 대화창에서 질문에 답하는 챗봇과 달리, 에이전트는 코드를 직접 짜고, 스케줄을 잡고, 복잡한 비즈니스 파일을 독자 관리한다.

문제는 단 하나의 단일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배후에서 수십 명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상호 작용하며 가동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사용 단위인 ‘토큰(Token)’ 요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되어 청구된다.

에이전트 기반 작업은 단순 채팅 메시지보다 수십 배 이상의 토큰을 순식간에 소모해 버린다. 여기에 고성능 컴퓨터 칩과 전력망을 삼키는 데이터 센터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코딩 비용마저 제어 불능 수준으로 치솟았다.

15달러 대 5센트… ‘미니 모델 분할’ 실리주의 가치사슬로 도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AI 규제 장벽으로 비용 리스크가 극대화되는 격변기 속에서, 글로벌 대기업들은 거대 범용 모델(LLM)을 버리고 철저한 실리주의적 생존 책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기업들은 굳이 비싼 챗GPT나 클로드(Claude) 최고 사양을 고집하지 않고, 기술 수준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비용이 들지 않는 무료 오픈소스 모델을 다운로드해 커스텀하거나 금융·부동산 등 특정 산업에만 맞춰 가볍게 설계된 ‘소형 전문 모델’로 뼈대를 바꾸고 있다.

거대한 AI 연산 작업을 아주 잘게 쪼갠 뒤, 고난도 연산이 필요 없는 단순 단계들은 단가가 극단적으로 저렴한 미니 모델에 하청을 주는 분할 통제 기법도 등판했다.

엔버소(Enverso)의 에이드리언 발포어 컨설팅 전문가는 “거대 모놀리식(Monolithic) 범용 모델을 쓰면 100만 토큰당 15달러가 깨지지만, 작은 미니 모델을 매칭하면 단돈 5센트(약 70원) 수준으로 비용 규율을 묶어둘 수 있다”고 극적인 가격 격차를 폭로했다.

결국 현재 인공지능 자산시장은 어떤 무소불위의 원천 모델을 보유했느냐보다, ‘적절한 성능의 모델을 적절한 단가에 찾아 배치하는 소부장 조율 능력’이 기업 생존의 핵심이 되는 상품화(Commoditization) 단계에 진입했다.

자산운용사 테크 통상 전문가는 “화웨이가 3D 설계 타우 법칙으로 미국의 장비 규제를 뚫고, 소프트뱅크가 프랑스 원전망을 확보해 880억 달러짜리 데이터 허브를 짓는 등 글로벌 인프라 전쟁은 뜨겁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단의 마진율 방어선은 무너지고 있다”며 “우버와 메타 같은 테크 거두들이 AI 지출의 비효율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실리콘밸리식 무제한 자본 투입 모델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뜻하며, 향후 시장의 자금줄은 화려한 프론티어 모델보다 100만 토큰당 5센트짜리 초저비용 가치사슬을 정밀 통제하는 실리주의적 기업들에게 독점적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