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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동상이몽’에 갇힌 한·미… 서울 회담 앞두고 가혹한 교착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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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동상이몽’에 갇힌 한·미… 서울 회담 앞두고 가혹한 교착전 돌입

이재명 대통령 ‘2030 중반 8천톤급 핵잠’ 독자 건조 vs 트럼프 ‘한화 인수 美 조선소 제조’ 팽팽
美 “관세 인하 대가 3,500억 달러 투자 장부 내놔라”…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전방위 압박
‘전시 작전권 2029년 이양·쿠팡 정보 유출·북핵 기밀 누설 의혹’ 등 사면초가 가치사슬 법정 예고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0월 경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0월 경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안보·통상 약속을 구체화하기 위해 6월 2일에서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대한민국과 미국 워싱턴 당국이 대차대조표상 서로 판이하게 다른 우선순위를 들이밀며 가혹한 기싸움에 돌입했다.

이재명 정부는 자주국방의 핵심 마일스톤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 연료 승인’과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의제 전면에 올리려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대기업들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 대가로 확약했던 3,500억 달러(한화 약 527조 원) 규모의 본토 투자 영수증을 청구하며 동맹의 실리주의적 비용 규율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당초 올해 초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중동 전쟁 몰두로 6개월간 표류했던 이번 회담은 시작 전부터 양국의 깊은 공백을 드러내며 치열한 통상·안보 치킨게임을 예고하고 있다.

8,000톤급 ‘한국형 버지니아급’ 핵잠… 제조 영토 놓고 트럼프와 정면충돌


한국 정부는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버지니아급’과 유사한 배수량 8,000톤급의 첫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진수하겠다는 구체적인 국방 장부를 확정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과의 양자 원자력 협정을 신속히 개정해, 그동안 빗장이 걸려 있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해 핵잠수함용 연료를 자급자족하겠다는 계산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은 독립적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가 없는 모범적인 글로벌 무역국”이라며 지난 2월 워싱턴을 방문해 미 상원 안보 사령탑들을 설득하는 문서를 전달하는 등 원활한 협상을 자신했다.

그러나 진짜 복병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금융 책략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도입할 핵잠수함이 한국 대기업 한화가 인수한 필라델피아 조선소(Philly Shipyard)에서 반드시 제조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건조 세부 공정과 방산 가치사슬만큼은 철저히 한국 국내 조선소의 책임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맞서며 대치선을 형성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핵잠수함은 한 척당 최소 4조 원이 투입되어 최대 4척 건조 시 천문학적인 예산이 깨진다”며 “재래식 디젤 함대로도 북한 해군 통제가 충분한 상황에서 무인 수중 드론 시대에 이 고가 무기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국내 안보 장부상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편의 안 통한다”... 주한미군, OPCON 2029년 이양 못 박아


한·미 군사 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나는 2030년 전, 구체적으로는 2028년까지 전시작전통제권(OPCON)을 전면 인수하겠다는 서울 측의 안보 로드맵을 놓고도 정면으로 부딪쳤다.

현재 미군 4성 장군이 주한미군 28,500명의 지휘권을 틀어쥔 한미합동군사령부(SOCOMMAND) 체제를 해체하려는 한국의 속도전에 워싱턴은 냉정한 규율을 들이밀었다.

주한미군 사령관 자비에 브런슨 장군은 하와이 군사 안보 회의에서 “우리가 준비되지 않은 일을 하도록 정치적 일정에 등 떠밀려 몰려들 우려가 있다”며 “정치적 편의가 작전권 이양의 군사적 조건을 결코 앞설 수 없다”고 한국 국방부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미 미 상원 청문회에서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가장 신중한 이전 마일스톤 시점을 ‘2029년 1분기’로 못 박아 보고한 상태다.

쿠팡 데이터 유출·북핵 기밀 누설 의혹… 11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의 청구서


통상 및 정보 가치사슬 역시 가혹한 대차대조표 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 무역팀은 한국 정부가 미국계 전자상거래 공룡인 쿠팡(Coupang)에 대해 감행 중인 대규모 데이터 유출 사건 수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 절반 이상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메가톤급 사건이지만, 미국 기업에 대한 가혹한 규제가 투자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더욱이 미국은 최근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언급한 내용을 기반으로, 워싱턴 안보 사령탑이 제공한 북한 핵시설 관련 특급 기밀 정보가 한국 정치권에 의해 유출되었다고 의심하며 한·미 간의 고급 핵심 정보 공유 장부에 비공식 제한을 걸어 잠근 것으로 드러났다.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의 운명을 가를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로부터 약속받은 투자 확약서를 실질적인 미국 내 일자리 성과로 전환해야만 하는 가혹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워싱턴은 쿠팡이나 기밀 유출 이슈를 지렛대 삼아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장부 조기 집행을 압박할 것”이라고 짚었다.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양국 대표단이 테이블에 올려놓은 주주 가치가 완전히 상충하고 있다”며 “2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이번 첫 협상 라운드에서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 국무부·에너지부 합동 포격팀과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의 방어팀 간에 숨겨진 동맹의 균열과 거대한 비용 공백이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