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숨겨진 챔피언' 주목… 매출 3.5% 기업이 영업이익 13.7% 독식
15차 5개년 계획에 육성 명문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변수로 급부상
15차 5개년 계획에 육성 명문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변수로 급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일(현지시각)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투자자, 기업 전략가, 공급망 책임자들이 '누가 부품을 만드는가'라는 실질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됐다"며, 감속 기어·토크 센서·정밀 베어링·산업용 소프트웨어 등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추적할수록 '리틀 자이언트' 기업이 그 중심에 있다고 보도했다.
3.5% 기업이 이익 13.7% 독식하는 숨겨진 실력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급 리틀 자이언트 기업은 1만 7600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리틀 자이언트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집중도는 7%에 달했으며, 보유 발명 특허는 총 46만 건, 기업당 평균 26.6건이었다.
2024년 한 해 동안 이들 기업의 평균 R&D 투자액은 3000만 위안(약 68억 원)을 웃돌았고, 80% 가까이가 공급망의 핵심 거점에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이 2025년에 기록한 무역흑자가 1조 1900억 달러(약 1856조 430억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케임브리지대 산업혁신정책연구소(CIIP)는 올해 4월 보고서에서 리틀 자이언트 기업들이 '더 좋고 더 싼 제품'을 만드는 중국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중 갈등을 계기로 탄생했다. 2018년 4월 미국이 ZTE에 제재를 가한 지 사흘 만에 중국 과학기술부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등 35개 분야의 '기술 병목 목록'을 발표했고, 그해 11월 MIIT가 리틀 자이언트 육성 프로그램을 공식화했다.
15차 5개년 계획 명문화… 글로벌 투자자 '옥석 가리기' 본격화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확정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 리틀 자이언트 육성을 핵심 의제로 명문화했다. 다만 이번 계획에서는 지방 정부가 기업 수보다 질을 좇는 '합리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지방 당국이 수량 위주로 기업을 추천하는 폐단이 드러나면서 2026년 초 정책 개편을 통해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매출 기준을 높였으며, 지방 추천 쿼터를 과거 승인 실적에 따라 제한하는 한편 허위 보고에 대한 감사와 제재를 강화했다.
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025) 동안 특화 중소기업 수는 4만 개에서 14만 개 이상으로, 리틀 자이언트는 5000개에서 1만 760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2019~2022년 인증 기업의 75%가 '중국제조 2025'가 지정한 핵심 분야에 속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장은 리틀 자이언트 기업의 역할을 한층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2025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 로봇 시장 규모는 142억 달러(약 22조 1477억 원)로 전년 대비 47% 급성장했다.
창장강 삼각주 일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수직 통합된 휴머노이드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중국 리틀 자이언트 기업뿐 아니라 한국 로봇 관련주로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1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두산로보틱스(454910)로 순매수 규모가 2607억 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9조 7131억 원, 삼성전자는 6조 867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B증권은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까지 연평균 77% 성장해 4억 달러(약 6238억 원) 수준인 올해 시장 규모가 6630억 달러(약 1034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신뢰성 검증·정책 리스크는 투자자가 풀어야 할 숙제
리틀 자이언트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은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CMP는 '리틀 자이언트' 지정이 기업의 품질 보증서가 아닌 정책적 신호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기업별 실질 기술력과 재무 건전성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최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Unitree)는 최근 상하이 증시 기업공개(IPO)를 위한 투자설명서(S-1)를 제출하면서 원자재 수입의 20%를 차지하는 부품 조달과 관련해 "무역 정책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명시했다.
런민대학교 쉬광젠 교수는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리틀 자이언트 기업은 중국 수출의 초석일 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 제조의 빛나는 명함"이라고 평가하며, "정책 지원과 기업 혁신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산업 체인에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가에서는 중국 리틀 자이언트 기업들이 단순한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미국의 기술 봉쇄에 맞선 중국의 산업 자립 전략이 응축된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감속 기어 하나, 토크 센서 하나를 만드는 이름 없는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는 셈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