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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요동] 고환율·인플레 장기화 우려… 서민경제·민간소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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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요동] 고환율·인플레 장기화 우려… 서민경제·민간소비 타격

미국·이란 긴장·관세 변수에 위험회피 심리 강화
환율 상승, 시차 두고 수입물가로 전이되며 인플레 압력
외국인 매도·수급 불균형에 원화 약세 지속
한은 긴축 통한 유동성 흡수 전망에 고금리 부담 확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대미 관세 이슈 재부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환율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로 전이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어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사진은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대미 관세 이슈 재부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고환율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로 전이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어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사진은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외환당국 구두개입과 국민연금의 선물환 매도로 원·달러 환율이 주춤했지만 수입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긴축 강도가 세질 전망이어서 향후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2~3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로 전이되고 있어 서민경제와 민간소비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하반기 경기 둔화와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내수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55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에 전날보다 4.1원 내린 1535.0원으로 주간장을 마감했다.

외환당국 구두개입과 국민연금 선물환 매도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 전환했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 폭탄이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환율 상승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대미 관세 이슈 재부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급등 출발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시초가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1원 오른 1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며 이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도 100선을 다시 회복하며 글로벌 강달러 흐름이 이어졌다.

환율 수준은 구조적으로 높은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고점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2분기 평균 환율도 1490원대로 올라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평균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며 고환율 국면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체감 환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공항 환전 시장에서는 1600원을 넘는 환율이 나타나기도 했고,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약세 폭도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대외 요인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재돌파했고,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안전자산 선호 확대가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며 달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외환시장으로 달러 유입이 충분히 확대되지 않으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점도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원·엔 환율과 원·위안 환율도 동반 상승하면서 주요 교역 통화 대비 원화 약세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다.
환율 상승은 산업 전반에 엇갈린 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 증가 효과가 있지만 원자재·에너지 수입 의존 산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며 생산비 상승과 가격 전가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속적인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통해 생활물가 전반에 상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1% 상승하며 2024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생활물가도 3.3% 오르는 등 물가 상승 흐름이 가속화됐다.

이에 대해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대미 관세 이슈 재부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고환율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로 전이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 폭 확대 또는 매파적 기조를 통해 긴축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손재성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효과가 제한적인 이유에 대해 "과거에는 환율이 일정 수준(예: 1500원)에 도달하면 장 마감 무렵 외환당국이 직접 달러를 매도하며 환율을 방어하는 개입 기준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그 기준이 사실상 약화되면서 구두개입 중심으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여력 제약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장 수급을 바로잡을 뚜렷한 수단이 제한적이며 현실적으로는 정부 보유 외환을 활용한 직접 개입 외에는 환율을 안정시킬 방법이 많지 않은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가진 채권국이지만 환율 급등이 서민경제와 민간소비에 더 직접적인 충격을 주는 구조"라면서 "환율과 물가 상승이 겹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가계부채와 개인 파산 증가 등 하반기 경기 침체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책 대응과 관련해서도 "현재는 경기 부양보다 긴축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불가피한 국면"이라면서 "이미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과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통한 선제 대응으로 물가 기대심리를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평가했다.


최한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ksruf06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