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묵은 US스틸 심장부 교체·6000명 고용 창출…한국 철강주 점검 시급
당초 약속 2배 증액에 신규 제철소까지…북미 고급 강판 패권 전쟁 본격화
당초 약속 2배 증액에 신규 제철소까지…북미 고급 강판 패권 전쟁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일본제철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철강업체 US스틸의 펜실베이니아주 몬밸리(Mon Valley) 제철소에 3년간 최대 25억 달러(약 3조 8182억 원)를 투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수 완료 전 공언했던 10억 달러 이상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일본제철은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각) 141억 달러(약 21조 5349억 원)를 납입하고 US스틸 주식을 전량 취득하며 인수를 마무리한 바 있다.
90년 노후 열연설비 전면 교체…에드거 톰슨 공장이 핵심
US스틸이 8일(현지시각) 공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투자의 핵심은 몬밸리 제철소 에드거 톰슨(Edgar Thomson) 공장의 열간 압연(熱延) 설비 전면 교체다.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로 반제품을 만든 뒤 이를 얇게 펴는 열연 공정의 설비가 가동 시작 후 90년 가까이 지나도록 낡은 채 방치돼 왔다. 설비 교체 공사는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약 3년간 이어질 예정이다.
투자 완료 후에는 자동차용 고부가가치 강판 생산이 가능해진다. US스틸은 간접 고용을 포함해 최대 6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 경제 파급 효과는 최대 17억 달러(약 2조 59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금액이 10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급증한 데 대해 US스틸은 "설비 개량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자재비와 건설비 상승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10억 달러 대미 투자 가속…신규 제철소 건설까지
이번 몬밸리 투자는 일본제철이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약속한 대미 투자 계획의 일부다.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110억 달러를 투자·기술 이전에 쏟아부어 US스틸 수익성을 2500억 엔(약 2조 3836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인디애나주 게리(Gary) 제철소의 핵심 설비인 제14고로와 주변 설비 보수에도 31억 달러(약 4조 7346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일본제철은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5년간 약 6조 엔(약 57조 원)을 국내외 설비와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약 4조 엔(약 38조 원)은 미국과 인도 등 해외 사업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다만 투자 환경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미국 정부가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 가동 중단 계획을 저지하는 한편, '황금주(golden share)'를 활용해 경영에 개입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황금주란 보유 지분과 무관하게 핵심 경영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 주식이다.
포스코·현대제철, '관세 장벽' 속 현지화 경쟁 더 급해졌다
일본제철이 미국 현지 설비 현대화로 고부가가치 강판 생산 기반을 빠르게 갖춰 나가는 사이, 한국 철강사들은 여전히 현지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수입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2025년 6월부터 이를 50%로 상향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모든 수입국에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8조 5000억 원을 공동 투자해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착공은 올해, 완공은 2030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이 사업은 연간 270만t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앨라배마, 조지아 등 현대차·기아의 미국 현지 공장에 우선 공급하고 미국·멕시코 자동차 시장 공략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현대차·기아 제외)에 처음으로 자동차용 강판 100만t 이상을 공급했으며, 이를 최대 200만t으로 늘려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 '톱3'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 여부가 곧 원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며 "현지 생산 체계 확보 없이는 장기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의 노후 심장부를 교체하며 북미 고급 강판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포스코·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가 2030년 완공까지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