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 너머 피지컬 AI로”… 中 전기차 대기업,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선전포고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 너머 피지컬 AI로”… 中 전기차 대기업,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선전포고

수년간 테슬라와 EV·자율주행 경쟁 벌인 비야디·샤오펑, 로봇 대량생산 계획 가속화
샤오펑 “내년 말 대량생산 돌입, 2030년 연 100만 대 판매 목표”… 일론 머스크도 극찬
체리 자동차, AI 기업 손잡고 인간 의도 해석하는 로봇 개발… 미·중 기술 패권 새 격전지 부상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과 미국 간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쟁 분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과 미국 간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경쟁 분야 중 하나로 부상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의 신에너지 전기차(EV) 대기업들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겨냥해 새로운 기술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수년간 글로벌 전기차·자율주행 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어 온 중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이번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고도화를 지렛대 삼아 운송 수단을 넘어선 거대한 블루오션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대량생산 체제에 전격 돌입한 것이다.

8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야디(BYD)·샤오펑(Xpeng)·리오토(Li Auto)·샤오미(Xiaomi) 등 중국의 고도화된 테크 가치사슬을 이끄는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와 로봇공학을 융합하는 상용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베이징과 워싱턴 당국 간의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안보 격전지로 인식되며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이 최초의 상업화 시장 될 것”…BYD, AI 거대 투자 성과 예고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의 스텔라 리 부사장은 최근 회사의 공식 위챗 계정에 게시된 영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전 세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전한 상업화를 최초로 목격하고 경험하는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녀는 "비야디는 그동안 AI 및 피지컬 인공지능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해 왔으며, 머지않아 그 강력한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YD는 촘촘한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향후 생산될 로봇을 전 세계로 유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중국 진영의 총공세는 테슬라가 자사의 ‘옵티머스(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타이밍에 맞춰 급작스레 단행됐다.

지난 4월 앨런 왕하오 테슬라 중국 사장이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제조하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시사하며 머스크의 ‘피지컬 AI 기업 전환’ 야망을 지지했으나, 테슬라가 아직 옵티머스의 실질적인 상업화에 도달하지 못한 틈을 타 중국 경쟁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펜스를 치고 들어오는 형국이다.

샤오펑, 내년 말 대량생산 시동…“자동차 공급망, 로봇 제작에 압도적 우위”

중국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로 다져진 하드웨어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연산 능력을 로봇에 그대로 이식하고 있다.

필리스 왕 UBS 중국 산업분석가는 "정보 처리 및 기술 측면에서 자동차 회사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사이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매우 밀접한 유사점이 존재한다"면서 "공급망 통제력과 대량생산 노하우를 이미 갖춘 자동차 제조사들이 로봇 제작 경쟁에서 자연스럽고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혁신 EV 메이커 샤오펑의 허샤오펑 CEO는 "가정용으로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의 로봇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샤오펑은 자사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이언(Iron)'의 본격적인 대량생산 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막바지 조율 중이며, 내년 말까지 상용화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했다.

특히 이 발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공개적으로 샤오펑의 로봇 기술력을 극찬하면서 "결국 중국 기업들이 테슬라와 함께 글로벌 로봇 시장을 양분하고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성 예측을 내놓은 직후에 나와 무게감을 한층 더했다.

공장 물류부터 노인 돌봄까지…미·중 기술 패권 가르는 ‘핵심 보루’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인 체리(Chery) 자동차 역시 가치사슬 확장을 위해 AI 전문기업 아이모가(Aimoga)와 손잡고 대대적인 자본 투자에 나섰다.

두 회사는 자연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인간의 미묘한 의도와 명령을 실시간으로 해석·실행할 수 있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모나인(Mornine)’을 공동 개발하며 상용화 임곗값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리오토와 샤오미 등이 제시한 로봇들은 거친 공장 업무와 첨단 물류 시스템은 물론, 대면 환대 서비스와 고령화 사회의 핵심인 노인 돌봄(실버 케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하는 다각화된 작업 수행을 목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인도 공급량은 전년 대비 무려 58% 급증한 3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UBS의 왕 분석가는 막강한 제조 스케일업 능력과 촘촘한 부품 공급망 깊이를 앞세운 중국 제조업체들이 이미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며 과점(寡占)체제를 굳혀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방의 가혹한 반도체 칩 규제와 통상 압박 속에서도 중국은 자국이 보유한 청정에너지 인프라와 강력한 배터리 기술 그리고 고도화된 자동차 공급망을 발판 삼아 인공지능 발전의 최종 단계이자 미·중 패권 전쟁의 마침표가 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거침없는 폭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