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 수요 증가율 기존 1%대서 3배 폭증 전망…공급 병목 심화
10년 뒤 깡통 우려되는 데이터센터 대신 '수요 확정형' 전력·원전에 돈 몰려
10년 뒤 깡통 우려되는 데이터센터 대신 '수요 확정형' 전력·원전에 돈 몰려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집중된 인프라 투자 흐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월가는 이미 전력·유틸리티로 자금 이동이 시작됐다고 경고한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10일(현지시각) AI 열풍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그간 소외됐던 에너지와 유틸리티 부문이 강력한 투자 대안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에 따르면 기존 1%대에 머물던 미국의 연평균 전력 수요 증가율은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인해 향후 2~3배 이상 폭증할 전망이다. 반면 노후화된 전력망과 환경 규제로 인해 단기적 공급량 확대는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요 급증'과 '인프라 공급 부족'이라는 이중 프레임 속에서 기술주를 대체할 원천 자산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GPU 바뀌면 공실 리스크…데이터센터 가고 '수요 확정형' 전력 온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 자산의 기술 진부화 위험을 핵심 변수로 꼽는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건축 비용이 투입되는 맞춤형 구조물이다. 하지만 GPU 세대가 바뀌고 전력 밀도가 올라가는 순간, 기존 데이터센터는 즉시 비효율 자산으로 밀려난다.
반면 전력과 에너지 인프라는 '수요 확정형' 자산이다. AI 수요는 변동하지만, 전력 수요는 후퇴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가 선택이라면 전력은 필수다. 실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대형 유틸리티 기업들과 직접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테크주의 변동성을 방어하면서 확실한 현금흐름과 배당을 챙기려는 자금은 이미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XLU)' 같은 방어형 자산으로 이동 중이다.
정부 돈 고갈에 '원전 르네상스'와 민간 자본 유입의 필연성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 한계는 역설적으로 민간 인프라 기업들에 거대한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한 정부 주도의 전력망 투자는 대규모 재정 적자 부담으로 인해 속도가 꺾인 상태다. 노후 전력망 현대화와 지역별 전력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자 민간 자본의 유입 속도는 가속화된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으로는 24시간 AI 연산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무중단 전력을 공급하는 원자력이 다시 부상하면서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넥스트에라 에너지 등 대형 유틸리티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나타낸다. 투자자들은 단기 실적 변동성을 방어하는 전략 외에도, 원전 공급망 전반에 투자해 구조적 성장을 노리는 '반에크 우라늄·핵에너지(NLR)'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는 '퍼스트 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엣지 스마트 그리드(GRID)'를 핵심 투자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력 대란 다음은 물…AI 시대의 숨은 필수 인프라 '수자원'
농업과 산업 전반에서 수자원 효율성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PHO)'는 발몬트 인더스트리스, 자일럼 등 관개 및 수자원 절감 장비 제조 기업을 집중적으로 편입해 운용한다. 자산 배분 관점에서 인프라 자산은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인플레이션 방어력을 갖춘 데다, 현재 기술주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 가치 저평가 국면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
K-인프라의 기회, 공급망 병목 해소와 국산화가 과제
미국발 전력·수자원 인프라 재구축은 전력기기 등 한국 기업들에 거대한 수출 기회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은 북미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공급 부족 속에서 장기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실적 호전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대미 수출 편중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리스크와 구리 등 핵심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스마트 그리드 솔루션 및 원전 부품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장기 독점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첫째, 빅테크의 투자 속도가 꺾이는 순간, 전력·수자원 인프라 투자 사이클도 함께 늦춰진다. 거대 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조정 여부는 민간 인프라 자본의 유입 속도를 결정하는 최우선 지표다.
둘째, 전력요금 승인 여부가 사실상 인프라 기업의 실질 수익률을 좌우한다. 미국 각 주 정부 규제 당국의 요금 인상 허가와 그리드 연결 완화 강도에 따라 유틸리티 기업의 배당 재원이 달라진다.
셋째, 가뭄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수자원 공급 제한은 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이어진다. 데이터센터의 수랭식 냉각 수요와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용수 확보 상태를 상시 점검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