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르노·스텔란티스, EU에 역내 생산 비중 70% 의무화 요구
헝가리 BYD는 유럽산 인정·한국산 수출차는 탈락… 현대차 유럽 전략 재편 압박
헝가리 BYD는 유럽산 인정·한국산 수출차는 탈락… 현대차 유럽 전략 재편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폴란드 경제매체 오토토(Autoto) 등 유럽 언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폭스바겐·르노·스텔란티스 3사가 EU 집행위원회에 '유럽산(Made in Europe)' 차량 인정 기준을 차량 가치의 70% 이상이 EU 역내에서 창출돼야 한다고 공동 서한을 통해 요구했다.
이 논쟁의 이면에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헝가리·스페인 등 EU 회원국에 생산기지를 세워 '유럽산' 지위를 선점하려는 구도가 자리 잡고 있어 규정이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유럽 자동차산업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0% 점유 3사, '역내 70%' 기준 EU에 요구
3사가 이처럼 한목소리를 낸 배경에는 유럽 자동차산업이 처한 복합적 위기가 있다. 높은 에너지·생산 비용에 규제 부담까지 겹친 데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수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원문 서한에 인용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서 한 해에 팔리는 신차 수는 2019년보다 약 300만 대 적다.
3사는 EU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70%가 EU 27개 회원국과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에서 생산된 부품을 70%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30%는 역외 지역 생산품에 개방하자고 덧붙였으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들 세 업체가 이를 '공정한 비율'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가 검토 중인 초안에 따르면 기업 차량(플릿)과 소형 전기차는 EU 역내에서 조립돼야 공공조달 및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배터리를 제외한 자동차 부품의 현지 조달 비율을 70%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도요타 반발 "영국·터키·일본도 포함해야"
도요타는 유럽 판매 차량 상당수를 터키와 영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폴란드에서 판매되는 '토요타 프로에이스(Proace)'는 스텔란티스 공장에서 위탁 생산된다.
나카타 대표는 2025년 유럽에서 팔린 도요타 승용차 및 소형 상용차의 80%가 유럽 지역 내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수치도 제시했다.
도요타·혼다·재규어랜드로버 등 일부 업체들은 비(非)유럽 부품 배제로 유럽산 차량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BYD 헝가리산이 '유럽산'… 도요타 일본산은 '외산'?
이번 논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점은 중국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의 행보다. BYD의 유럽 첫 공장인 헝가리 세게드 공장은 오는 4분기 돌핀 서프(Dolphin Surf) 생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어진 일정이다.
3사가 요구하는 기준대로 규정이 확정된다면, 헝가리에서 조립된 BYD 차량이 '유럽산' 지위를 얻어 보조금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열린다. 반면 터키나 일본에서 생산된 도요타는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BYD의 올해 1~4월 EU 시장 점유율은 1.9%로 지난해 같은 기간 0.8%에서 두 배 이상 늘었고, 영국 시장에서는 3.4%로 르노·테슬라·볼보를 앞질렀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도 EU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판매 차량 상당수가 완성차 형태로 수출되는 구조인 만큼, 보조금 지급 요건에 역내 조립 조건 등이 유지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최종 세부 기준을 조율하는 과정에 있으며, 영국과 터키 등 비회원국의 포함 여부가 남은 최대 쟁점이다.
이번 기준이 어느 방향으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유럽산' 딱지는 기존 유럽 브랜드를 보호하는 방패가 될 수도 있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역내 생산기지를 발판 삼아 시장 주도권을 굳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