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는 부인했지만 오염 제거·항행 지원 비용 거론
전쟁 이전 상태 복귀 어렵다는 판단…국제해양법 준수 강조
전쟁 이전 상태 복귀 어렵다는 판단…국제해양법 준수 강조
이미지 확대보기오만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일정한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을 유럽 당국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만은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은 부인했으나 오염 제거나 항행 지원 같은 서비스와 관련한 비용 징수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오만은 이 호르무즈 해협의 연안국이면서 동시에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나라여서 이번 입장은 단순한 통행료 논의가 아니라 전후 해협 관리 질서와도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만은 전날 유럽 당국자들에게 호르무즈해협이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일부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 통행료 아닌 서비스 수수료 가능성
오만 당국자들은 국제해양법은 항상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협의 오염 제거나 선박 항행 지원과 관련한 서비스에는 수수료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수수료가 모든 선박에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성격인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수수료의 규모나 징수 주체, 시행 시점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원칙과 전후 해상 안전 비용 부담 문제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지역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항로다. 이 때문에 선박 통행에 비용이 추가될 경우 에너지 운송비와 해상보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오만, 앞서 ‘통행료 없다’고 선 그어
오만의 이번 설명은 앞서 나온 공식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부 장관은 지난 25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및 걸프 지역 외교부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한 향후 조치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안전, 항행, 환경, 보험 서비스 등을 이유로 해협 통과 선박에서 비용을 걷는 방안을 거론한 것과 선을 긋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미국과 걸프 국가들도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항행과 제한 없는 통과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만은 유럽 측에는 전쟁 이후 해협 관리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오만은 ‘통행권 자체에 대한 통행료’는 부인하면서도 해상 안전과 환경 관리에 필요한 서비스 비용은 별도 논의 대상으로 남겨둔 셈이란 지적이다.
◇ 국제해양법과 비용 부담 쟁점 부상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국제해양법상 통과통항권과 전후 해상 관리 비용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느냐다. 국제사회는 호르무즈해협이 국제수로인 만큼 특정 국가가 자의적으로 통항을 제한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연안국 입장에서는 전쟁 이후 해협의 안전 확보, 기뢰나 잔해물 제거, 선박 항행 지원, 환경오염 방지 등에 비용이 들어간다는 현실적 부담을 제기할 수 있다. 오만이 거론한 수수료도 이런 서비스 비용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오만이 국제해양법 준수 의사를 밝히면서도, 해협 오염 제거나 항행 지원 서비스에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통행료와 달리 특정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이라는 논리로 해석될 수 있다.
◇ 에너지 물류·보험시장 영향 주목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에너지 물류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해협 통과 비용이 실제로 도입되거나 해상 안전 관리 체계가 바뀔 경우 원유·가스 운송비, 선박 보험료, 에너지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최근 중동 긴장으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전쟁위험 보험료와 항행 안전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선박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해협을 지나는 비용 구조가 전쟁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로서는 오만이 구체적인 수수료 부과 방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의무 부과 여부와 대상 선박, 서비스 범위, 국제사회와의 협의 방식이 모두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