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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3연속 금리인상 강행…라가르드 "불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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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3연속 금리인상 강행…라가르드 "불안 없다"

예금금리 2.25%로 인상…유로존 물가 5월 3.2%까지 급등
포워드가이던스 대신 회복력 카드…충격 흡수력에 자신감
호르무즈 긴장 재점화…국제유가·코스피 출렁 지속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가 여전히 불안한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상 카드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29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중앙은행포럼 개막 연설에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스페인 일간 엘코레오가 이날 보도했다.

유로존이 그동안 쌓아온 위기 대응력 덕분에 통화당국이 물가안정에 집중할 여력이 생겼다는 게 요지다. ECB는 지난달 17일 예금금리를 2.25%로,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40%, 2.65%로 0.25%포인트씩 올렸다.

3연속 인상...중동 전쟁이 밀어올린 물가
ECB는 올해 들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엘코레오에 따르면 유럽연합 통계청(유로스타트) 집계로 지난 5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까지 올랐다.

ECB는 지난달 통화정책 성명에서 중동 전쟁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밝히고, 올해 인플레이션이 평균 3.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시스템 스태프 전망치를 보면 물가상승률은 2027년 2.3%, 2028년 2.0%로 각각 낮아져야 목표치인 2%에 닿는다.

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돼 올해는 0.8%, 내년은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런 결정은 우리가 검토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타당했다"며 "이후 관찰된 어떤 지표도 이 결정에 의문을 던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워드가이던스 대신 프레임워크"...유로존 체력 커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연설에서 통화정책이 "기본으로 돌아갔다"고 규정했다. 유로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앞으로 특정 정책 경로를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가이던스 대신, 물가 전망과 근원물가 흐름, 정책 파급력이라는 세 가지 판단 기준으로 회의 때마다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은행 감독 체계 강화와 유럽안정화기구(ESM), 차세대유럽연합(NGEU) 같은 공동 재정수단이 자리 잡으면서 유로존이 과거보다 충격에 더 잘 견디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일부 회원국에서는 전력 생산이 천연가스 가격과 분리되는 추세여서 에너지발 물가 충격의 파급력도 예전만 못하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나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국면에서도 유로존 금융시스템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점화...국내 증시도 출렁


위험 요인은 여전하다. 미국 외환전문매체 FX스트리트에 따르면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충돌이 재개되면서 지난주 성사된 잠정 휴전 합의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20달러(약 18만 6972원)까지 오른 뒤 휴전 합의 이후 72달러(약 11만 2183원) 선으로 내렸다가, 최근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30일 1.14달러 선까지 밀려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국내 시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29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하루 만에 7조 70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이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다시 뛸 경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는 수입물가 상승과 무역수지 부담이라는 형태로 영향이 전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설 말미에 "앞으로 마주할 세계는 여전히 까다로울 것이고, 우리도 그에 맞춰 계속 달라져야 한다"며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1일(현지시각)까지 사흘간 진행됐으며, 케빈 워시 신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과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 등도 참석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