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기술협상 마쳤지만 핵협상은 시작도 못해
호르무즈 통행량은 하루 1000만배럴 돌파... 이란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브렌트유 배럴당 71달러대... 8월 통행료 시행이 최대 변수
호르무즈 통행량은 하루 1000만배럴 돌파... 이란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브렌트유 배럴당 71달러대... 8월 통행료 시행이 최대 변수
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통신의 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양측 협상단은 지난달 17일 서명한 양해각서(MOU)의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이란 동결자산 문제를 놓고 실무 논의를 벌였을 뿐, 정작 MOU가 예정했던 심화 단계인 핵 프로그램 협상은 의제에 오르지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핵협상 진입 못한 이유
미국과 이란은 이번에도 카타르·파키스탄 중재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다. 이란 측 협상 대표인 카젬 가리바바디 외교차관은 협상 종료 뒤 "직접 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란 비핵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매우 좋은 회의였다"고 말했으나, 로이터가 접촉한 복수의 소식통은 실제 협상 테이블에는 핵 문제가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핵 문제는 앞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아직 이른 단계"라고 밝혀,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했다.
미군 지원에 통항량 급증... 이란 "협상력 예상보다 빨리 소진"
블룸버그통신이 2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 선박 물동량이 미군의 항로 보호 지원에 힘입어 하루 1000만배럴 이상으로 늘었다.
이 관계자는 전쟁 이전 하루 평균 통항량이 2000만배럴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 항로 물량 500만배럴을 더할 경우 통항량이 사실상 정상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항량 급증이 이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면서, 해협을 봉쇄해 지렛대로 삼아온 테헤란의 협상력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되고 있다는 판단이 미국 정부 내부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겸 협상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영방송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오만 외교장관은 유럽 관리들에게 통행료가 아닌 형태의 '일부 비용'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는 통행료 부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합의에서 통행료와 서비스 요금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습을 중단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결정을 두고, 블룸버그는 그가 1929년 대공황을 촉발한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처럼 기억되고 싶지 않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온 점에 주목했다.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더는 감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MOU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레바논 전면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동결자산 반환 등 5개 조항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동결자산 240억달러(약 37조 2360억원) 가운데 120억달러(약 18조 6180억원)를 우선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미국 측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합의된 자금 방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가, 4개월 최저에서 반등 시도
시장은 협상 교착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알자지라 집계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1일 배럴당 71.57달러(약 11만 1040원)로 1.89% 내렸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8.58달러(약 10만 6401원)로 1.32% 하락해 두 유종 모두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8달러대에서 1.7%가량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블룸버그 단말기 시세가 나타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2분기 국제유가가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인 약 30%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오는 8월 중순이다. 이란은 MOU가 보장한 60일 무료 통항 기간이 끝나는 대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계열 팟캐스트에서 "이란이 통행료를 걷는 방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국제운송노동자연맹(ITF) 등 해운 노사단체는 호르무즈 해협을 오는 9일까지 '전쟁구역'으로 유지하기로 해, 통항 선박에는 이중 임금 지급이 계속 적용된다.
미 해군은 이날 조지 H.W. 부시함 소속 헬기가 아라비아해에서 비상착수해 승조원 1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으나 적대 행위와의 연관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란 국영매체는 자국이 지정한 항로를 벗어난 외국 컨테이너선 1척이 좌초했다고 보도했다. 협상과 별개로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돌발 변수가 계속 나오는 셈이다. 다음 기술협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