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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80곳 재공습...유가 이틀째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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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80곳 재공습...유가 이틀째 급등

이란도 바레인·쿠웨이트 美군기지 85곳 겨냥 미사일·드론 반격 주장
브렌트유 이틀 연속 76달러대 유지...韓 정유·해운주 변동성 촉각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인근 상선 피격을 계기로 미국이 이란에 재차 대규모 공습을 가했고, 이란도 바레인·쿠웨이트의 미군 시설을 겨냥해 반격에 나서면서 지난 6월 체결된 미-이란 간 잠정 휴전 성격의 양해각서(MOU)가 두 달도 안 돼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 충돌로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급등했고, 나토(NATO) 정상회의 무대에서는 이란 대응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신경전까지 빚어졌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CNN·알자지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밤 이란 내 80여 개 표적에 정밀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미군 시설 85곳을 겨냥한 반격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상선 피격에서 재충돌로


발단은 7일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벌어진 상선 공격이다. 세계 원유·LNG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이 해협은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통행량이 크게 줄어든 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왔다.

카타르 국적 LNG 운반선 알레카야트, 사우디 유조선 웨디안, 라이베리아 선적 사이프러스 프로스퍼리티 등 3척이 잇따라 피격됐다. 알레카야트호는 엔진룸 화재로 폭발 위험에까지 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면제를 철회했고, CENTCOM은 이란의 방공망, 지휘통제망,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미사일 시설과 혁명수비대(IRGC) 소형 보트 60여 척 등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바레인 살만항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등 "85개 미군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드론 합동 작전을 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이란 측 발표로, 실제 피해 여부는 미군 측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바레인에서는 두 시간 간격으로 사이렌이 두 차례 울렸고 쿠웨이트군도 위협에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군사지휘부 카타모 알안비야 사령부는 미국의 공습을 "명백한 침략 행위"로 규정하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요동치는 유가와 외교전


국제유가는 이번 충돌 국면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올랐다. 7일 정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74.16달러(3% 상승)로 마감했고, 미 제재 면제 철회 소식이 전해진 시간외 거래에서 76.04달러(5.6% 상승)까지 올랐다.

CENTCOM의 공습 발표 이후인 8일 거래에서는 브렌트유가 76.18달러(2.75% 상승),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2.46달러(2.87% 상승)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이번 이란 대응에 지원을 나서지 않았다며 언론 앞에서 불만을 터뜨렸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엑스(X)를 통해 미국이 해협 관리 개입, 추가 공습 위협, 원유 제재 재개 등으로 MOU를 여러 차례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굴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는 나토 일정을 마친 뒤 8일 이스라엘로 이동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 진단과 한국 시장 영향


이번 MOU는 처음부터 완전한 평화협정이 아닌 교전 중단 합의였다는 게 전문가 시각이다.

조지워싱턴대 중동학과 시나 아조디 교수는 "이 합의는 완전한 타결이 아니라 단순한 교전 중단"이라며 "지난달 초 한 차례 충돌이 있었고 이달 1일 카타르 기술협상까지 열렸지만 나흘 만에 다시 상선 공격으로 이어진 만큼 우발 충돌이 되풀이될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 인근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해, 추가 확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유 수입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로선 이 해협의 불안정이 곧바로 부담이다. 유가 급등은 정제마진과 물류비용에 즉각 반영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주와 HMM 등 해운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LNG선 수주 기대에 조선주, 방산 수요 증가 기대에 방산주도 함께 관심을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외국인 수급도 중동 리스크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관측되며, 해협 통행량 회복이 늦어질수록 국내 에너지 수급 부담도 함께 커질 소지가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