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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2조달러 몸값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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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2조달러 몸값 흔들리나

모틀리풀 “PSR 100배 넘어”…AI 계약 기대에도 1분기 43억달러 손실 부담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와 AI 인프라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2조달러대 몸값과 현재 실적 사이의 괴리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와 AI 인프라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2조달러대 몸값과 현재 실적 사이의 괴리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진=챗GPT

스페이스X 주가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주가는 공모가를 웃돌고 있지만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한 가운데 현재 실적만으로는 2조달러(약 3020조원)를 넘는 시가총액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8일(현지시각)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와 AI 인프라 기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상징성에 힘입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재 펀더멘털은 이 같은 몸값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135달러(약 20만4000원)의 공모가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그러나 사상 최고가에서는 30% 이상 밀렸다. 모틀리풀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 시총 2조달러, 1분기 매출은 46.9억달러


고평가 논란의 핵심은 매출 대비 시가총액이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현재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넘는다. 반면 1분기 매출은 46억9000만달러(약 7조1000억원)에 그쳤다.

이 매출 흐름이 연간 내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주가매출비율(PSR)은 100배를 넘는다.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지표로 성장주 고평가 여부를 따질 때 자주 쓰인다.

스페이스X의 PSR 100배 이상은 테슬라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도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기업이지만, 모틀리풀은 테슬라의 PSR 15.4배가 스페이스X보다 훨씬 낮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장이 스페이스X의 현재 실적이 아니라 먼 미래의 성장 시나리오를 가격에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타링크 가입자 확대, 우주 발사 시장 지배력, AI 데이터센터, 장기적으로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까지 미래 기대가 한꺼번에 주가에 얹혀 있다.

◇ 1분기 순손실 42.8억달러


더 큰 부담은 손실이다. 스페이스X는 1분기에 42억8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회사가 여전히 막대한 현금을 소모하고 있다는 의미다.

모틀리풀은 이 손실이 스페이스X가 IPO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와 스타링크 위성망뿐 아니라 AI 인프라까지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성장 기회는 크지만 필요한 자본도 그만큼 막대하다.

상장 직후 시장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우주기업이 아니라 스타링크와 AI 인프라를 함께 보유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유지되려면 매출 성장뿐 아니라 손실 축소와 현금흐름 개선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손실 규모가 크다. 고성장 기업이 초기 투자 단계에서 적자를 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시가총액이 이미 2조달러를 넘는다면 시장이 요구하는 증명 수준은 훨씬 높아진다.

◇ 머스크 “2028년 매출 1000억달러” 목표


스페이스X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지탱하는 핵심 축은 머스크 CEO의 성장 목표다. 그는 스페이스X가 2028년까지 연매출 1000억달러(약 151조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목표가 현실화되려면 스페이스X는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매출을 20배 이상 키워야 한다.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사업 성장만으로는 쉽지 않은 규모다. 결국 AI 인프라 계약과 데이터센터 사업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모틀리풀은 스페이스X가 알파벳, 앤스로픽과 체결한 대형 계약이 이 목표를 일부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알파벳과 다년 계약을 맺고 10월부터 월평균 9억2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계약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칩 등 AI 연산 인프라 제공이 포함된다. 스페이스X는 앤스로픽과도 3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450억달러(약 68조원)에 육박한다. 앤스로픽 계약에는 스페이스X의 멤피스 데이터센터에서 최소 300메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두 계약의 합산 가치는 연간 약 260억달러(약 39조3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이 몇 건 더 추가되면 2028년 매출 1000억달러 목표는 이전보다 현실성 있게 보일 수 있다.

◇ AI 계약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문제는 계약 기대가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AI 인프라 사업은 매출 규모가 크지만 설비투자도 크다.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확보, 냉각 설비, 반도체 조달, 장기 운영비가 모두 필요하다.

스페이스X가 AI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해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해도, 순손실이 계속 쌓인다면 기업가치 논란은 사라지기 어렵다. 시장은 이제 단순한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 경로를 요구하고 있다.

모틀리풀은 스페이스X가 2028년 매출 1000억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경우 현재 주가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머스크 CEO의 과거 목표 설정 방식도 변수로 지적됐다. 그는 대담한 비전을 제시해 시장과 산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강점을 보여왔다. 그러나 로보택시, 하이퍼루프, 화성 식민지 같은 일부 목표는 원래 제시했던 시간표보다 늦어졌거나 현실화되지 않았다.

스페이스X의 매출 1000억달러 목표도 마찬가지다. 실현된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을 일부 정당화할 수 있지만, 조금만 지연돼도 시장의 기대는 흔들릴 수 있다.

◇ 주가를 떠받치는 건 미래 기대


모틀리풀은 현재 스페이스X 주가 랠리의 주요 동력으로 머스크 CEO의 존재와 ‘다음 대형 성장주에 초기부터 올라타려는’ 투자자 심리를 꼽았다.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지상 AI 인프라, 장기적으로는 우주 데이터센터까지 스페이스X의 성장 서사는 강력하다. 특히 스타링크는 이미 상업적 기반을 확보한 사업이고 AI 인프라는 빅테크 수요와 맞물려 빠르게 커질 수 있는 분야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이런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실제로 매출을 크게 늘리고 손실을 줄이며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면 높은 평가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성장 속도가 늦어지거나 손실이 계속 확대되면 주가 조정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상장 이후 스페이스X를 둘러싼 시각은 크게 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스타링크와 AI 인프라, 우주 발사 독점력, 머스크의 실행력을 근거로 초대형 성장주라고 본다. 비관론자들은 2조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 시나리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실적 검증 국면 들어선 스페이스X


스페이스X는 더 이상 비상장 기대주가 아니다. 나스닥에 상장한 공개기업으로서 매 분기 실적과 현금흐름, 계약 이행 상황을 시장에 설명해야 한다.

상장 전에는 머스크의 비전과 스타링크 성장성, 우주산업의 장기 잠재력이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에는 숫자가 더 중요해진다. 매출 성장률, 손실 규모, 자본지출, 부채 조달, AI 계약 수익성, 스타링크 가입자 증가가 주가를 좌우하게 된다.

모틀리풀의 진단은 스페이스X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가격이 너무 많은 미래 성공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에 가깝다.

스페이스X가 2028년 매출 1000억달러 목표에 가까워지고 손실을 줄인다면 시장의 높은 기대는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2조달러 몸값은 완벽한 실행을 요구한다.

스페이스X 주가는 공모가 위에 머물고 있지만, 고점 대비 30% 이상 빠진 흐름은 시장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스페이스X에는 ‘머스크의 비전’만이 아니라, 그 비전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