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산업용 로봇 200만 대 시대… ‘고용 구조 재편’ 불가피

글로벌이코노믹

中 산업용 로봇 200만 대 시대… ‘고용 구조 재편’ 불가피

산업용 로봇 글로벌 시장 최대 점유…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변화 사이 ‘과도기적 진통’
고령화·산업 고도화 맞물려 자동화 가속… 전문가들, 기술 도입과 고용 선순환 구조 마련 시급
중국 산업현장의 로봇.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산업현장의 로봇. 사진=연합뉴스


중국 제조업이 AI 기반 로봇 도입을 통해 ‘제조업 3.0’을 넘어선 자동화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웠던 과거의 성장 공식을 넘어, 이제는 로봇이 공장의 핵심 생산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중국 내 로봇 도입 확대가 고용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이에 따른 정책적 대안을 다룬 연구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산업용 로봇 운영 대수 기준으로 2024년 200만 대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운영 규모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려 나가는 형국이다.

로봇 운영 대수 200만 대 돌파… ‘속도와 규모’의 차원 다른 성장


중국 내 산업용 로봇의 성장은 단순히 수량의 증가를 넘어 그 속도와 질적인 면에서 눈에 띈다. 국제로봇연맹(IFR) 자료를 살펴보면, 2018년 약 15만5000대였던 연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량은 2024년 29만5000대로 6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급격한 자동화는 생산 현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링난대학교 우지에이 학제간학부 소속 연구진은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7~2013년 사이 2억1800만 명이었던 2차 산업 종사자가 2018~2024년 2억1400만 명으로 약 400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도시 실업률 역시 4.12%에서 5.16%로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로봇 도입만을 단일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진은 “로봇 도입과 실업률 상승 사이의 상관관계는 확인되지만,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 인구 감소, 글로벌 공급망 재편, 내수 시장 침체 등 복합적인 경제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생산성 극대화와 위험 작업 감소… 자동화의 양면성


자동화의 확산이 고용 시장에 도전 과제만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제조 현장에서의 자동화는 글로벌 경쟁력 유지와 산업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로봇 도입은 숙련도 편차를 줄여 제품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며, 고온·고압·유해 물질 취급 등 인간이 수행하기 위험한 작업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면서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한 기업들은 단순 반복 업무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로봇 유지·보수 및 데이터 분석과 같은 고숙련·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추세다.

자동화의 핵심은 노동의 ‘대체’가 아니라, 인간의 노동 범위를 고차원적인 영역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 ‘협동 로봇’ 중심의 상생 전략 모색


한국 제조업계 역시 중국의 사례를 면밀히 살피며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로봇 활용도가 높은 산업 비중이 높아 자동화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국내 대형 제조사를 중심으로 협동 로봇(Cobot)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이는 대량 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변모하는 산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국내 로봇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를 주목하면서도, 단순히 로봇 제조 기술을 넘어 인간의 숙련도를 결합할 수 있는 설루션 역량이 향후 시장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 노동의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국내 고용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재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기업이 노동자와 로봇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자동화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자동화 정책과 기업 전략에 따라 고용 구조 변화의 폭과 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의 방향성이 일자리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