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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I 랠리’ 쇼크… 키옥시아·무라타 몸집 불리기에 소형주 토픽스서 줄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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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I 랠리’ 쇼크… 키옥시아·무라타 몸집 불리기에 소형주 토픽스서 줄퇴출

TSE 2단계 지수 개혁 개시… 시총 비중 상위 97% 컷오프에 구성 종목 1,000개 미만 ‘붕괴’ 전망
낸드 거두 ‘키옥시아’ 시총 한때 60조 엔 돌파… MLCC 강자 ‘무라타’도 4배 뛰어 24조 엔 마크
토픽스 연계 ‘163조 엔’ 자금 유입 차단… 탈락한 중소기업 간 합병 및 산업 구조조정 촉발 관측
2026년 한때 키옥시아(Kioxia)의 시가총액은 2025년 말 기준 10배 이상에 달했다. 사진=키옥시아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한때 키옥시아(Kioxia)의 시가총액은 2025년 말 기준 10배 이상에 달했다. 사진=키옥시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관련 인프라 진영으로 글로벌 자본이 거세게 쏠리면서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종합 주가지수인 ‘토픽스(TOPIX)’의 장부 구조가 사상 최대 규모로 재편되고 있다.

메모리 거두 키옥시아(Kioxia)와 AI 서버 부품 강자 무라타제작소(Murata) 등 기술주들의 몸집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가파르게 부풀어 오르자,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이 밀려난 일본의 중소형 기업들이 줄지어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7월 1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와 글로벌 자본 시장 가치사슬 분석 내용을 보면, 도쿄증권거래소(TSE)를 운영하는 JPX그룹 산하 ‘JPX 마켓 이노베이션 &리서치(JPX 마켓 이노베이션)’는 오는 10월부터 토픽스 지수의 ‘2단계 개정 가이드라인’을 전격 가동한다.

이번 개혁은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떨어지는 한계 기업들을 지수 장부에서 대거 솎아내어 미국 S&P 500이나 유럽 스톡스 600(Stoxx 600)처럼 고효율 글로벌 투자 펀드를 유치할 수 있는 정예 지수로 탈바꿈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상위 97%’ 컷오프 룰의 부메랑… 토픽스 구성 종목 930개로 반토막 전망


당초 도쿄 1부 상장사 전체를 포괄하며 약 2,200개 종목에 달했던 토픽스 바구니는 지난 1단계 개혁(2022년 10월~2025년 1월)을 거치며 시총 100억 엔 미만 기업들을 정리해 약 1,700개 수준으로 1차 축소된 바 있다.

오는 10월 가동되는 2단계 개혁은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주식 회전율이 기준치 이하인 하위 주식을 1차로 쳐낸 뒤, 유동주식수를 반영한 시가총액 기준으로 줄을 세워 상위 97% 범위에 드는 알짜 기업들만 남겨두는 방식이다. 이 개편은 오는 2028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이행된다.

문제는 최근 폭발적인 AI 하드웨어 랠리로 인해 대형주들의 시가총액 장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서 발생했다. 극소수 거두들이 전체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자, ‘상위 97%’라는 상한선 펜스에 걸려 지수에서 탈락하는 소형주 범위가 당초 예상보다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진 것이다.

실제 JPX 마켓 이노베이션은 개혁 초기 최종 종목 수가 약 1,150개 수준에서 방어될 것으로 보았고, 올해 3월 말에는 그 마지노선을 1,050개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현재 증시 분석가들은 토픽스 구성 종목이 사상 최초로 1,000개 아래로 붕괴할 것으로 확실시하고 있다.

다이와 증권의 수석 정량 분석가 하시모토 준이치는 “현재의 독식 기류가 이어진다면 토픽스 잔류 종목은 약 930개 수준까지 상각 처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옥시아 ‘60조 엔’·무라타 ‘24조 엔’ 대팽창… 소형주 ‘600억 엔’ 생존 장벽


이 같은 지수 수축을 견인한 핵심 기폭제는 단연 AI 반도체 밸류체인이다. 낸드플래시 거두인 키옥시아 홀딩스는 지난 2025년 말 기준 시가총액 5.6조 엔을 기록한 데 이어, 상장 및 AI 수요 폭증 국면을 타고 한때 무려 60조 엔(약 550조 원)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기업 가치가 가쁘게 폭등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유통망을 쥐고 있는 무라타제작소 역시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이 4배 이상 급증하며 24조 엔(한화 약 208조 원)을 돌파했다.

대형 기술주와 엔저 반사이익을 얻은 금융 대기업들이 지수 전체의 체급을 독식하자,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던 유통·서비스·정보통신 계열의 소형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SMBC 닛코 증권의 수석 정량분석가 요시다 하야토는 “현재 시장 상황을 대입해 볼 때, 개편될 토픽스 지수에 잔류하기 위한 실질적인 유동 시가총액 커트라인(생존선)은 최소 600억 엔(약 5,500억 원) 선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163조 엔’ 자금 풀 이탈 타격… “중소기업 간 합병 등 산업 구조조정 촉발할 것”


글로벌 연기금과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슬림화 개혁에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의 한 수석 펀드 매니저는 “과거 토픽스에는 유동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한량 종목들이 너무 많아 펀드 운용 시 불필요한 거래 비용만 가중시켰다”며 “지수 체급이 최적화되면 자산 운용의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즈호 증권의 유통 담당 부서장 역시 이번 조치로 인해 일본 증시가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 미국 S&P 500에 필적하는 고정 추종 지수로서 가치를 배가할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지수 잔류 장부에서 지워지는 중소형사들에는 가혹한 자본 이탈 위기가 들이닥친다. 다이와 증권 조사 기준, 현재 글로벌 인덱스 펀드와 투자 신탁 등이 토픽스를 복제해 굴리는 연계 패시브 자금 규모는 무려 163조 엔(약 1,490조 원)에 육박한다.

지수 탈락 통보를 받은 기업은 이 거대한 자본 수송선으로부터 영구히 격리되어 주가 하방 압력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

레소나 자산운용의 이우라 히로키 소형주 부문 수석 매니저는 “이미 예견된 악재였으나, 실제 강제 퇴출되는 소형주 범위가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충격이 클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노무라 자산운용의 후쿠다 야스유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반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토픽스 지수 패시브 자금 유입이 끊긴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M&A(인수합병) 및 동종 업계 간 연합 전선 구축이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는 일본 중소 제조업 및 서비스 생태계 전반의 군더더기를 상각하고 거시적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