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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산업 활로 재편] 구조재편 속도 내도…석화업계 하반기 ‘복합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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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산업 활로 재편] 구조재편 속도 내도…석화업계 하반기 ‘복합 변수’

대산·여수 감축에도 중국발 공급과잉 여전
중동 정세·자금 부담·샤힌 가동 변수
고부가 전환으로 불황 돌파구 모색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대산·여수의 설비 감축과 법인 통합으로 국내 석유화학 구조재편이 실행 단계에 들어섰지만 업황 회복의 길은 여전히 흐리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료·제품가격 변동, 재무 부담, 신규 설비 가동까지 겹치며 하반기 반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연산 110만톤(t)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의 가동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여수에서는 약 140만t을 감축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통합안이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문제는 국내 감산이 시작돼도 시장 여건이 곧바로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자급률을 높이면서 아시아 범용제품 시장의 공급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글로벌 수요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하반기 산업기상도에서 석유화학을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비’로 분류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하반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하반기 업황에 대해 “아주 흐릴 것”이라며 “중동 전쟁의 충격도 앞으로 전방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의 변화는 원료와 제품가격의 시차를 통해 실적 변동성을 키운다. 상반기에는 나프타와 제품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가 일부 업체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지만, 전쟁 당시 높은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가 투입되는 동안 제품가격이 먼저 내려가면 하반기 역래깅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구조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부담도 변수다. 통합법인에 넘길 자산과 부채의 평가, 주주사 추가 출자와 채권단 금융지원 조건은 법인 출범 일정과 각 사의 부담을 좌우한다. 재무 여력이 약해지면 남은 설비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한 후속 투자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울산에서는 에쓰오일(S-OIL)이 샤힌 프로젝트의 기계적 완공을 앞두고 하반기 시운전을 준비하고 있다. 샤힌은 연산 18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더해 공급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를 ​세계 최초로 상용 적용해 화학제품 수율을 높이고 운영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설비라는 점에서 단순 증설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는 장기 불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범용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스페셜티 제품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규모를 키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자·자동차·에너지 등 수요산업별 맞춤형 소재와 친환경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결국 구조재편의 성패는 감축 규모보다 남은 설비와 제품의 경쟁력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이 교수는 “이제는 규모가 아니라 기술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며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할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yu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