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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무료 제주여행?"... 알고 보니 눈 뜨고 당하는 'AI 미끼 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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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무료 제주여행?"... 알고 보니 눈 뜨고 당하는 'AI 미끼 상술'

지자체 지원사업처럼 꾸며 소비자 오인 유도
무료 내세운 추가비용·개인정보 수집 주의
SNS에 떠도는 무료 제주 여행 등 광고물. 사진=성남시 공식 블로그이미지 확대보기
SNS에 떠도는 무료 제주 여행 등 광고물. 사진=성남시 공식 블로그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 씨(45)는 최근 인스타그램 피드를 스크롤하다 눈을 의심했다. 평소 자주 보던 지자체 소식과 흡사한 톤으로 '성남시민 무료 제주여행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 광고가 떴기 때문이다.

반가운 마음에 링크를 눌러 신청서를 작성하려던 김 씨는 문득 미심쩍은 기분이 들어 지자체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했고, 결국 가슴을 쓸어내렸다. 성남시가 주관하는 공공사업이 아니라, 무분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민간업체의 교묘한 상업성 미끼 광고였던 것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톡,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다 보면 '○○시민 무료 제주여행', '가족사진 무료 촬영', '전액 지원 행사' 같은 광고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광고에는 지역 지자체 이름이 등장해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지원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민간업체가 고객 유치를 위해 집행하는 상업성 광고다.

최근 성남시가 "성남시가 주관하거나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주의를 당부한 것도 이러한 오인 광고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광고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같은 방식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이용자의 위치에 따라 지역명만 바뀌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접속하면 '서울시민 무료', 성남에서는 '성남시민 무료', 수원에서는 '수원시민 특별지원'이라는 문구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플랫폼이 이용자의 위치와 검색기록, 관심사를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까지 활용되면서 광고 형태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홈페이지와 유사한 화면 구성은 물론 공문 형식의 안내문, 공무원이 설명하는 듯한 이미지와 영상까지 제작되면서 일반 시민이 실제 공공사업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료'라는 표현이다.

광고에서 말하는 무료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공짜'와는 의미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제주여행 상품은 항공료 일부만 지원하거나 렌터카 보험료, 유류비, 선택관광, 식비, 숙박 업그레이드 비용 등을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있다.

가족사진 촬영 역시 촬영 자체만 무료일 뿐 원본 파일이나 액자 제작, 앨범 제작, 메이크업, 의상 대여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료 체험을 앞세운 뒤 현장에서 고가 상품을 권유하거나 장기 계약을 유도하는 이른바 '미끼 마케팅'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늘만 할인', '지금 계약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즉각적인 결정을 유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개인정보 수집도 또 다른 위험 요소다.

무료 이벤트 신청 과정에서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주소, 생년월일, 가족 구성, 자녀 유무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보험이나 투자상품, 건강기능식품, 부동산 상담 등 다른 영업에 활용되거나 제3자에게 제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는 SNS 댓글이나 오픈채팅 참여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보하거나 계약 상담으로 연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유명 유튜버나 지역 커뮤니티를 사칭한 계정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지원사업 여부를 확인할 때는 광고보다 해당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100% 무료', '전액 지원', '오늘만', '선착순 마감' 등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문구는 사실관계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신청 전에는 추가 비용과 계약 조건, 환불 규정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벤트와 직접 관련 없는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현장에서 즉시 계약을 권유하는 경우에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AI와 알고리즘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광고는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의 관심사와 소비 성향을 분석해 가장 설득력 있는 문구를 제시하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광고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의 정보 판별 능력도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무료'라는 문구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주최하는 행사인지, 실제 추가 비용은 없는지, 개인정보를 왜 요구하는지다. 화려한 광고보다 사실 확인을 우선하는 습관이 불필요한 계약과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