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수·집행·조정 현황 등 베일에…사업별 교통정리 필요
실증단지·인재양성·중소기업 확산, 기존 계획과 중복도
실증단지·인재양성·중소기업 확산, 기존 계획과 중복도
이미지 확대보기민선9기 울산시는 산업 AX 실증연구단지와 제조업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피지컬 AI를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대학·연구기관 등 13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업 AX 협의체도 출범했다.
산업 AX의 주요 사업은 지난 2월 울산시가 발표한 ‘AI 수도’ 계획에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지난 2월 발표한 계획은 4대 전략과 93개 사업에 1조637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이다.
석유화학 AX 실증산단부터 AI 팩토리, 산업특화 AI 모델, GPU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 중소기업 AI 확산까지 포괄했다.
민선9기 산업 AX는 새로운 출발점보다 기존 93개 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좁히는 단계에 가깝다.
AI 예산 79%가 인프라·연구개발
93개 사업의 예산부터 보면 울산 AI 정책의 무게가 드러난다.
인프라 구축 17개 사업에 4084억원, 연구개발 20개 사업에 4323억원이 들어간다.
두 분야에만 전체 예산의 79%인 8407억원이 몰렸다.
인력양성 12개 사업은 1438억원, 기업지원·서비스 44개 사업은 792억원이다.
당시 계획에도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AX가 핵심으로 들어갔다.
석유화학 AX 실증산단과 로보캠퍼스, AI 팩토리, 산업특화 AI 모델, 산학 공동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이 포함됐다.
민선9기가 추진하는 실증연구단지와 산업특화 AI, 인재양성의 뿌리가 이미 93개 사업 안에 있었던 셈이다.
이미 시작된 업종별 산업 AI
산업특화 AI 개발도 계획에 머물러 있지 않다.
UNIST는 지난 5월 총 403억원 규모의 ‘초거대산업 AI 연구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조선산업에 특화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제조현장에서 실증하는 사업이다.
이미지 확대보기HD현대중공업과 UNIST의 AX교육연구센터도 같은 달 문을 열었다.
조선 생산현장의 문제를 AI 연구와 연결해 공동 연구와 기술지도, 공정 실증으로 이어가는 구조다.
산업단지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산학 협력도 올해 초부터 진행되고 있다.
새 시정이 산업 AX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부터 울산 제조업의 AI 전환은 여러 사업으로 나뉘어 움직이고 있었다.
업종별 AI에서 공정·기능별 AI로
민선9기에서 더 선명해진 것은 AI 모델을 나누는 방식이다.
기존 사업은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처럼 산업별 AI 모델 개발에 무게를 뒀다.
새 산업 AX 구상은 용접과 도장, 품질관리, 설비 유지보수처럼 서로 다른 제조업에 반복되는 기능을 중심으로 sLLM을 개발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가 서로 다른 제품을 만들더라도 생산현장에는 비슷한 작업이 존재한다.
공통 공정에 사용할 AI 모델을 만든 뒤 여러 산업과 중소 협력업체로 확산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출범한 산업 AX 협의체도 제조산업 특화 sLLM과 피지컬 AI 공동 연구개발·실증, 실증연구단지 데이터 공유를 협력 분야로 명시했다.
기존 업종별 AI에서 공정과 기능별 AI로 범위를 다시 나누는 것이 민선9기 산업 AX의 가장 뚜렷한 차이다.
240억6000만원 들여 중소 제조업 AI 확산
대기업의 AI 기술을 중소 제조기업까지 확산하는 사업도 이미 진행 중이다.
울산시는 올해 1월 ‘AI-on Ulsan’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올해까지 국비 140억원을 포함해 240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기업진단·컨설팅 150개사와 AI 솔루션 보급 100개사, 기술실증 15개사, AI 기술창업 30개사 지원이 목표다.
제조공정과 안전, 품질검사에 AI 솔루션을 넣고 기업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도 포함됐다.
3월에는 AI 솔루션 보급·확산 지원기업 모집도 이어졌다.
산업 AX의 중소기업 확산 역시 새 구호보다 기존 사업을 어떻게 연결하고 확대하느냐가 핵심인 이유다.
93개 사업의 전체 성적표는 아직 공백
울산시는 2월 1조637억원 규모의 93개 사업을 발표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현재 몇 개 사업이 착수됐고 올해 실제 집행된 예산이 얼마인지, 민선9기에서 그대로 이어갈 사업과 손 볼 사업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개별 사업의 착수와 공모, 협약은 계속되고 있다.
403억원 규모의 조선 특화 AI 연구가 시작됐고 240억6000만원 규모 중소기업 AX 사업도 가동 중이다.
산업 AX 협의체까지 새로 만들어졌다.
반면 이 사업들이 기존 93개 사업 가운데 어디에 놓이는지, 새 로드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전체 사업 현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기능별 sLLM 역시 개발비와 구체적인 착수 일정, 첫 적용 공정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울산 산업 AX의 다음 단계는 사업을 더 늘리는 데 있지 않다.
1조637억원과 93개 사업을 다시 펼쳐놓고 이미 시작된 사업과 새로 추진할 사업, 통합할 사업을 구분하는 작업이 먼저다.
‘AI 수도’와 ‘산업 AX’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제조현장의 변화다.
계획에 잡힌 사업이 실제 공정에 얼마나 적용됐고, 중소 협력업체까지 얼마나 확산됐는지가 울산 산업 AX의 성과를 가를 기준이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