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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달러 이상 글로벌 대기 자금, 머니무브 시작… MMF에서 사모 크레딧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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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달러 이상 글로벌 대기 자금, 머니무브 시작… MMF에서 사모 크레딧으로 이동

글로벌 금융사, 금리 인하 맞아 현금성 안전자산에서 고수익 장기 자산으로 자금 재배치
머니마켓 1조 달러와 PE 2.6조 달러 이동 준비… 엔 캐리 3000억 달러 청산은 변수
한국 반도체와 전력망 기업 유입 기대 속 환율 변동성과 우량주 옥석 가리기 대비 필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주요 투자은행들이 통화정책 전환기를 맞아 1조 달러 이상 머니마켓 대기 자금을 사모 크레딧과 인프라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주요 투자은행들이 통화정책 전환기를 맞아 1조 달러 이상 머니마켓 대기 자금을 사모 크레딧과 인프라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주요 투자은행들이 통화정책 전환기를 맞아 1조 달러(14144000억 원) 이상 머니마켓 대기 자금을 사모 크레딧과 인프라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UBS와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은 보고서를 통해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 하락으로 기관 자금이 고수익 장기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자금 대이동 과정에서 AI 공급망과 전력망 가치사슬을 갖춘 한국의 반도체 및 전력 인프라 산업이 외국인 유동성의 주요 수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MF 현금성 자산에서 사모 크레딧 및 실물 인프라로 이동


그동안 세계 금융시장의 거대 손들은 손실 위험이 없고 이자를 잘 주던 초단기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현금성 자산에 돈을 묶어두었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통장에 그냥 넣어두어도 나오던 연 5% 수준의 이자가 줄어들자, 기관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자금을 옮기기 시작했다.

UBS 자산관리는 초단기 국채와 머니마켓펀드에 안주하던 1조 달러 이상의 대기 자금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재배치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한다.

자금들이 찾아가는 대표적인 목적지는 사모 크레딧과 실물 인프라 자산이다. 사모 크레딧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자금을 대어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대체투자 방식이다. 17000억 달러(24041400억 원) 규모로 커진 사모 크레딧 시장은 까다로워진 은행 대출의 빈자리를 채우며 안정적인 중장기 수익처로 자리를 잡았다.

투자자들은 도로, 교량, 에너지 시설처럼 경기 흐름을 타지 않고 꼬박꼬박 현금이 나오는 실물 인프라에도 돈을 넣고 있다.

엔 캐리 청산 리스크와 PE 드라이파우더 2.6조 달러 분출


자금 이동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커다란 돌발 변수도 존재한다. 일본은행이 오랜 저금리 정책을 끝내고 금리를 올리면서 나타난 엔화 강세 현상이 대표적이다.

저금리인 엔화를 빌려서 전 세계 고금리 자산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이치방크 리서치는 약 3000억 달러(4248500억 원) 규모의 엔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청산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엔화를 갚기 위해 기존에 사두었던 투자 자산을 팔아 치우는 과정에서 기초 체력이 약한 신흥국 시장은 유동성이 갑자기 줄어드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불안한 고위험 자산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펀더멘털이 확실한 우량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옥석 가리기가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모펀드(PE)들이 투자처를 정하지 못해 쌓아둔 대기 자금인 드라이파우더는 역대 최고 수준인 26000억 달러(36777000억 원)에 달한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금리가 안정되고 기업 가치 평가를 둘러싼 이견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가뭄을 겪던 기업인수합병(M&A)과 상장 시장으로 거대한 자금 물꼬가 터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자금은 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같은 미래 핵심 산업으로 흘러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바벨 전략' 심화와 한국 시장 영향


바클레이스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을 극도로 낮춘 초단기 자산과 수익률을 극대화한 장기 고수익 채권으로 자금을 양분하는 바벨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고 본다.

장기 채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장과 전력망 구축을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해지면서, 전력 인프라 채권이 새로운 보물창고로 떠올랐다.

이러한 전 세계 자금의 대이동은 한국 금융시장과 산업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자금과 인프라 투자금이 움직일 때 한국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을 맡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기업이 첫 번째 수혜 후보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대형 변압기와 전선을 만드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체들도 수주 확대와 외국인 자금 유입의 직접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급격하게 진행되면 단기적으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돈이 빠져나가며 원화 가치와 주가가 흔들릴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고 핵심 수출 기업들의 체력이 튼튼해 초기의 수급 불안이 지나가면 펀더멘털이 뛰어난 우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투자자 역시 은행 예금이나 초단기 현금성 상품에만 돈을 묶어두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전력 인프라 관련 자산이나 사모 크레딧에 투자하는 펀드, 기업인수합병 수혜가 기대되는 핵심 기술 기업 등으로 눈을 돌려 자산을 다변화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