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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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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인물]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사진=로이터
미국 정치사의 상징적 공간인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가장 강렬한 '입'으로 활약하던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이 전격 사임 소식을 알렸다. 27세라는 역대 최연소 나이로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올랐던 그는 입성 불과 20개월에 사직서를 던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육아와 가정을 돌보기 위한 전격적 결단이었으나, 주목할 점은 이 사표를 바라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과 그 이후의 구도다.

일반적으로 권력 핵심부로 불리는 대변인의 사퇴는 내부 갈등이나 문책성 사임으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레빗의 사표를 전격 수용하면서도 "역대 가장 뛰어난 백악관 대변인 중 한 명"이라는 파격적인 찬사를 남겼다. 나아가 레빗을 자신의 '최고 외부 고문'으로 즉각 재임명하며 정치적 거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그를 핵심 친위 세력으로 묶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직함이라는 껍데기만 내려놓았을 뿐, 레빗과 트럼프 사이의 견고한 정치적 인연과 신뢰 생태계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과 트럼프의 인연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로 올라간다. 세인트 안셀름 대학에서 정치학과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그는 2018년 백악관 대통령 서신실 인턴으로 정치판에 첫발을 내딛었다. 서신실에서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국민들의 편지를 정리하고 답장을 작성하던 그는 뛰어난 순발력과 완벽하게 '트럼프화(化)'된 메시지 구성 능력을 인정받아 부대변인까지 단숨에 승진했다.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케일리 맥엔애니 밑에서 실전 감각을 익힌 레빗은 주류 언론(MSM)과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는 트럼프 특유의 대언론 공격 방식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트럼프가 선호하는 대변인의 조건은 명확하다. 단순히 논리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인물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주류 언론의 프레임을 역공할 수 있는 '전사'를 원한다. 레빗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임에도 이러한 트럼프의 요구 조건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레빗이 트럼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트럼프가 패배했던 2020년 대선 이후의 시련기였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정치적 고립 상태에 빠진 트럼프 주변에서 수많은 참모들이 떠나갈 때, 레빗은 대선 부정 의혹 주장에 앞장서며 트럼프의 곁을 지겼다.이후 친(親)트럼프계 핵심인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의 공보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레빗은 2022년 고향인 뉴햄프셔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직접 출마했다. 스스로를 'Z세대 보수주의자'로 규정하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MAGA)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 본선에서는 비록 패배했으나,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받들어 야전에서 피를 흘리며 싸운 이 젊은 여성 정치인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낙선 후 레빗은 곧바로 트럼프의 외곽 지원 조직인 슈퍼 PAC '마가 인코퍼레이티드(MAGA Inc.)' 대변인으로 합류했고, 2024년 트럼프의 세 번째 대선 캠프가 출범하자 전국 대변인으로 발탁되었다.2024년 대선 국면에서 레빗은 트럼프 진영의 가장 강력한 공격수였다. TV 방송과 팟캐스트, 앵커들과의 치열한 설전에서 그는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케이블 방송 인터뷰 도중 앵커가 트럼프를 편향되게 공격한다고 판단되면 그 자리에서 앵커의 과거 발언과 방송사의 편향성을 역으로 비판하며 방송을 장악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위해 카메라 앞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싸우는 참모를 극진히 아낀다. 레빗은 트럼프의 집회 현장마다 동행하며 그의 스타일, 어조, 심지어 감정 상태까지 완벽히 파악해 언론에 전달했다. 트럼프가 사법 리스크와 각종 스캔들로 몰렸을 때도 레빗은 어떠한 동요 없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는 트럼프의 프레임을 완벽하게 대변했다. 이 과정에서 맺어진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상사와 직원의 관계를 넘어섰다. 개인적 삶에서도 출산 나흘 만에 대선 캠프 업무에 복귀할 정도로 헌신성을 보인 레빗에게 트럼프는 두터운 개인적 신뢰를 보냈다.

2024년 11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마자 가장 먼저 발표한 인사 중 하나가 바로 캐롤라인 레빗의 백악관 대변인 지명이었다. 2025년 1월 역사상 최연소 대변인으로 입성한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격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인물이었다.트럼프 1기 시절 백악관을 거쳐 간 수많은 정통 관료나 언론인 출신 참모들이 결국 트럼프와의 견해차로 이탈했던 것과 달리, 레빗은 정치적 자의식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오직 '트럼프주의'만을 체화하며 성장한 '트럼프 순혈주의'의 결정체다.이번에 백악관 대변인직에 사표를 내고 공식 직함에서는 내려왔으나, 트럼프가 그를 외부 최고 자문역으로 재지명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