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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옥죄는 식량과 에너지"… 亞, 농작물 피해 속 냉방 전력난 '이중고'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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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옥죄는 식량과 에너지"… 亞, 농작물 피해 속 냉방 전력난 '이중고' 직면

한·중·일 역대 최고 기온 경신 속 40도 이상 '혹서일' 속출… 쌀 1등급 비율 60%로 급락
폭염 노출 노동자 75% 육박… 관개 펌프·콜드체인 가동에 전력 피크 270GW 돌파
바이오연료 의무화로 식량-연료 경합 심화… 유연한 혼합률 정책과 분산형 청정에너지 전환 시급


2025년 6월 일본 니가타현 조에쓰의 한 쌀 농장에서 농부들이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6월 일본 니가타현 조에쓰의 한 쌀 농장에서 농부들이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시아 대륙을 강타한 유례없는 극한 폭염이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는 동시에 냉방·농업용 전력 수요를 폭증시키며 '식량과 에너지의 악순환 연결고리(Food-Energy Nexus)'를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

농업 생산성을 방어하기 위해 관개와 냉장 보관 등 에너지 집약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전력망 부하가 가중되고, 각국의 바이오연료 확대 정책까지 겹치면서 식탁 물가와 에너지 안보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17일(현지 시각) 일본 종합 경제 매체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자카르타 기반 독립 정책 분석가 이르반 마울라나는 기고문에서 지속적인 고온 현상이 아시아 농식품 경제와 전력 인프라의 취약성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중·일 최악 폭염…'백미 미숙과' 속출로 농가 소득 타격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한국·중국·일본은 2025년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을 기록했으며, 일본의 여름 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2.36도나 치솟았다.

일본 기상청은 40도 이상을 가리키는 '혹서일(酷暑日·코쿠쇼비)'이라는 신조어를 공식 도입했으며, 지난 7월 나고야 등 도카이 지역에서는 5일 연속 40도를 넘어서는 이상 기후가 관측되었다.

이러한 고온 현상은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농작물의 상품 가치를 직접 떨어뜨리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 조사 결과, 고온 장애로 인해 쌀알이 하얗게 흐려지는 '백미 미숙립'이 급증하면서 2023년산 쌀의 1등급 판정 비율은 평년(75%)보다 크게 낮은 약 60% 수준으로 급락했다.

수확량 자체의 감소뿐만 아니라 품질 저하로 인한 농가 실질소득 타격이 유통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노동자의 74.7%가 과도한 열기에 노출돼 있으며, 2030년까지 남아시아에서 5.3%, 동남아시아에서 3.7%의 총노동시간이 폭염 때문에 증발할 것으로 추산했다.

관개·냉방 전력 폭증 속 식량과 연료의 '토지 쟁탈전'


농작물과 가축을 지키기 위한 관개 펌프 가동, 축사 환기, 수확 후 냉장 운송(콜드체인) 수요는 고스란히 전력망 부하로 직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 증가율의 두 배에 이르며, 주거용 에어컨 보급 대수는 2035년까지 세 배로 팽창할 전망이다. 인도는 지난 5월 21일 전력 피크 수요가 역대 최고치인 270기가와트(GW)를 돌파했으며, 여름철 야간 전력 소비의 최대 3분의 1이 냉방용으로 쓰이고 있다.

여기에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바이오연료 의무 혼합 정책이 또 다른 불씨를 낳고 있다. 인도는 2025~2026 회계연도에 휘발유 내 에탄올 혼합률 20%를 달성했으나 바이오연료가 2027년까지 전 세계 식물성 기름 생산량의 23%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후 충격으로 작황이 악화될 경우 '식량 대 연료' 간 심각한 자원 경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식량 가격 급등이나 흉작 시 바이오연료 의무 혼합률을 자동으로 낮추는 '유연한 안정 장치'를 도입하고, 농업 잔여물과 폐식용유 중심의 비식품 원료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한다.

아울러 중국이 전 세계 공급망의 80% 이상을 점유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고효율 펌프와 분산형 그리드를 적극 활용해 식품 보존에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인프라 재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를 덮친 이상 고온과 식량·에너지 복합 위기는 향후 ‘기후 적응형 전력망과 콜드체인 인프라 투자 가속’과 더불어 ‘에너지 안보 정책과 식량 주권 간 우선순위 조율’을 가름할 핵심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