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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생산전쟁] 일감 넘치는데 파업 전운…K조선, 생산 안정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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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생산전쟁] 일감 넘치는데 파업 전운…K조선, 생산 안정 시험대

HD현대중공업 2일부터 순환파업…15일 전 조합원 부분파업 예고
호황 과실 놓고 임금·성과급 갈등…장기화 땐 건조·납기 부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대형 LNG운반선이 건조되고 있다. 2025년 울산 선박 수출은 전년보다 50.0% 증가했다.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대형 LNG운반선이 건조되고 있다. 2025년 울산 선박 수출은 전년보다 50.0% 증가했다. 사진=HD현대
국내 조선업계가 수년치 일감을 확보하며 슈퍼사이클을 이어가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2일부터 부분파업을 예고했고, 주요 조선사에서도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교섭이 이어지면서 호황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지가 생산 안정의 변수로 부상했다.

지난달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9월 2일 집행간부와 교섭위원, 대의원이 참여하는 7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한다. 이후 10일까지 산하 조직별로 4시간씩 순환파업을 진행하고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사는 파업 하루 전인 1일 18차 본교섭을 열고 막판 협상을 이어간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수준의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휴가비와 축하금의 통상임금 산입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지난달 27일 끝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재적 조합원 대비 66.19%가 찬성해 파업권을 확보했다. 17차례 교섭이 진행됐지만 사측의 구체적인 제시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조3322억 원, 영업이익은 1조399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6% 늘었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으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된 만큼 노조는 불황기에 버틴 구성원에게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 공유 재원으로 연동하는 방안은 향후 교섭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HD현대삼호 노조도 실적 개선에 맞춘 임금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한화오션 노조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임금·성과급을 놓고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정규직 신규 채용 확대 등을 공동 요구안에 포함했다.

현재 예고된 순환 부분파업만으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선소는 자동차 공장처럼 하나의 컨베이어 라인으로 모든 공정이 연결되지 않아 일부 조직이 작업을 멈춰도 다른 공정을 가동할 수 있다. 다만 파업이 전 조합원으로 확대되거나 물류·크레인·독·진수·시운전 등 핵심 공정의 중단이 반복되면 후속 작업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할 수 있다.

선박 건조는 블록 제작과 탑재, 의장, 시운전이 순서대로 맞물린다. 한 척의 공정이 밀려 독을 제때 비우지 못하면 뒤에 예정된 선박의 건조 일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지연이 길어지면 납기와 지체배상금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2030년 안팎 인도 물량까지 확보한 만큼 생산 중단이 반복될수록 수주 호황을 실제 실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의 부담도 커진다. 특히 용접공 등 숙련 인력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처우 개선 필요성과 생산 안정성을 함께 풀어야 하는 과제도 겹쳤다.

마지현 파이터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임금과 성과 보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 자체는 일정 부분 타당하다"면서도 "전 조합원 파업이나 물류·크레인·독·진수·시운전 등 핵심 공정의 반복적인 중단으로 확대되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투자 계획과 수익 전망을 근거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노조도 영업이익 30%를 최종 조건으로 고정하기보다 성과급 산식과 상한, 기본급 인상과의 조합 등 대안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