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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예금 이탈 막으려 결제망 직결하고 스테이블코인 60%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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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예금 이탈 막으려 결제망 직결하고 스테이블코인 60% 묶는다

유럽중앙은행, 9월 21일 외부 블록체인 연계 도매 결제망 '폰테스' 가동
실증 테스트 15억 9000만 유로 완결 뒤 대형 스테이블코인 은행 예치 의무화
한국은행 추진 아고라 프로젝트와 맞물려 각국 중앙은행 통화망 개편 가속
유럽중앙은행(ECB)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자산 거래를 중앙은행 전산망과 직접 연결하는 도매 결제 시스템 '폰테스'를 2026년 9월 21일 공식 가동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중앙은행(ECB)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자산 거래를 중앙은행 전산망과 직접 연결하는 도매 결제 시스템 '폰테스'를 2026년 9월 21일 공식 가동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중앙은행(ECB)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자산 거래를 중앙은행 전산망과 직접 연결하는 도매 결제 시스템 '폰테스'2026921일 공식 가동하고 대형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대상으로 준비금의 최대 60%를 시중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번 조치는 민간 디지털 화폐로 빠져나가는 시중은행 예금을 제도권 안으로 묶어두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포석이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과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도매 결제 디지털화 사업인 '프로젝트 아고라'와 맞물려 주요국 통화 인프라의 차세대 전환 흐름을 보여준다.

디지털 결제로 통화 주권 방어


금융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 작업이 늘어나면서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유럽 전통 은행의 예금을 흡수하는 주체로 떠올랐다. 중앙은행 통제를 벗어난 민간 결제 수단이 지나치게 커지면 기준금리 조정 같은 통화정책 효과가 시장에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 중앙은행처럼 스스로 돈을 풀어 시장을 구하는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도 안고 있다.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위원은 잭슨홀 미팅 연설을 통해 중앙은행 화폐 역시 디지털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가 최종 결제 수단의 지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이에 따라 외부 민간 블록체인 플랫폼과 기존 중앙은행 총액 결제 시스템(TARGET)을 잇는 단기 결제 통로인 폰테스를 마련했다. 민간 스테이블코인 대신 부도 위험이 없는 중앙은행 예치금을 활용해 디지털 증권과 결제 대금을 동시 처리하는 체계를 세웠다.

15억 유로 검증과 60% 예치 의무화


유럽중앙은행을 비롯한 유로존 중앙은행들은 64개 금융회사와 함께 50여 건의 결제 시험을 거쳤다. 누적 결제 처리 금액은 159000만 유로(25328억 원)에 달했다. 이를 통해 금융 자산의 이전과 대금 지급이 중간 시차 없이 한 번에 맞물려 돌아가는 동시 결제 방식을 실증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026330일부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자산을 중앙은행 대출 담보로 인정하며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냈다. 동시에 유럽 암호자산규제법(MiCA)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고객 자금의 최소 30%를 상업은행에 맡겨야 하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 발행사는 이 비율이 60%까지 올라간다. 민간 핀테크로 빠져나가던 자금을 은행 예치금 형태로 묶어 시중 자금 경색을 막는 안전장치다.

한국 결제망 개편 흐름과 향후 과제


유럽의 이번 도매 결제망 전환은 한국 금융권의 차세대 디지털 전산망 구축 논의와도 방향을 나란히 한다.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및 미국·일본 등 7개국 중앙은행, 민간 은행들과 손잡고 예금 토큰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한데 묶는 프로젝트 아고라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시중은행들도 한국은행 전산망과 블록체인 기술을 잇는 실험에 동참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 청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각국 중앙은행은 국가별 실정에 맞게 기존 망을 잇는 가교 방식이나 통합 원장 방식을 시험 중이다.

기술적 표준 불일치와 법제 차이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로 다른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 오류가 생기면 거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 간 전자등록 관련 법이 완전히 통일되지 않으면 국경을 넘는 결제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관건은 2028년 발표를 목표로 하는 유럽 단일 원장 프로젝트 '아피아'의 세부 계획이다. 유럽 통화당국이 민간 예금과 중앙은행 화폐를 한 공간에서 처리하는 장기 표준을 구체화하면, 한국 금융사들의 국경 간 외환 송금 및 해외 정산 방식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