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선거 한 달 전 S&P500, 지난 40년 평균 2.4% 하락
AI 감속론에 기술주 흔들리고 사우디 공급 불안까지…“선거 뒤엔 반등 경향”
AI 감속론에 기술주 흔들리고 사우디 공급 불안까지…“선거 뒤엔 반등 경향”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논쟁과 중동 원유 공급 불안이라는 새로운 악재를 맞은 가운데 역사적으로 미국 중간선거 직전이 미국 주식시장의 취약한 구간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투자 붐의 최대 수혜주였던 반도체 종목이 감속론에 흔들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송유관 가동 중단으로 국제유가까지 다시 뛰면서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전쟁, 국채금리 상승, AI 위험론 등 투자자를 불안하게 할 변수가 늘어난 가운데 미국 증시가 역사적으로도 중간선거 직전 약세를 나타내는 시기에 진입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중간선거 전 4개월, S&P500 평균 2.4% 하락
WSJ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7월 초부터 중간선거 한 달 전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절반의 사례에서 하락했다.
이 기간 평균 수익률도 마이너스 2.4%였다.
경제나 기업실적과 별개로 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경향이 반복됐다는 의미다.
다만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달라졌다.
역사적으로 선거일을 앞둔 마지막 4주 동안에는 주가가 회복하는 경향을 나타냈고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의 증시 성과는 더욱 강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일 정당의 권력 장악은 중간선거를 통과하기 쉽지 않았다.
WSJ이 인용한 폴리마켓의 11일 기준 베팅에서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유지할 확률이 12%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할 가능성은 반반 수준으로 반영됐다.
◇‘분점정부면 주가 상승’ 공식도 단순하지 않아
월가에서는 대통령과 의회를 서로 다른 정당이 장악하는 ‘분점정부’가 기업과 증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다.
정부가 급격한 정책 변화를 추진하기 어려워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블랙록 분석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중간선거를 통해 한 정당의 백악관·의회 독점이 무너진 경우 이후 6개월간 증시는 평균 10.4% 상승했다.
그러나 WSJ은 “이 통계만 보고 선거 결과에 맞춰 주식 비중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970년 이후 전체 중간선거가 끝난 뒤 6개월간 주식시장 성과를 보면 분점정부가 만들어진 경우만 따진 것보다 오히려 더 좋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특정 산업에 우호적인지 여부와 실제 주가 흐름도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의료산업 개혁을 추진했던 재임 8년 동안 헬스케어주는 연평균 14.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친환경 정책을 강조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오히려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업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반대로 에너지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에는 연평균 16.4% 하락했다.
정치적 구호만으로 특정 업종의 향후 수익률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AI 감속론에 반도체주 흔들…나스닥100 선물 1.67%↓
WSJ에 따르면 이번에는 선거 계절성에 AI 투자 위축 우려까지 겹쳤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 분야였던 AI 인프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기술주를 압박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주말 AI 안전을 위해 최첨단 모델의 개발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뒤 주요 AI 기업 수장들의 감속론이 확산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됐다.
WSJ 집계 당시 E-미니 나스닥100 선물은 1.67% 하락했고 S&P500 선물은 0.74%, 다우 선물은 0.18% 내렸다.
엔비디아, 인텔, 마벨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 종목이 정규장 개장 전 거래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네덜란드 ASML 등 해외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나타났다.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도쿄증시에서 10% 넘게 떨어졌다.
반대로 그동안 AI가 기존 사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로 압박받았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로알토네트웍스, 워크데이 등 사이버보안·소프트웨어 업체 주가는 상승했다.
AI 발전속도가 느려질 경우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의 위협도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사우디 송유관까지 멈춰…유가 다시 압박
중동 원유 공급 불안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사우디가 핵심 동서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WSJ 집계 당시 원유 선물은 2.45% 오른 배럴당 102.50달러(약 13만8000원)를 기록했다.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국 에너지 기업 주가는 유가 상승과 함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은 트럼프 행정부에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동발 원유 공급 충격이 에너지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현재 에너지주의 강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불리한 중동 원유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간선거까지 남은 기간에 유가 충격을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공화당의 선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거 결과 자체를 지나치게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직전은 미국 증시의 약세 구간이었지만 선거가 가까워지고 결과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뒤에는 주가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WSJ은 전쟁과 금리, AI 위험론, 유가 상승까지 겹친 현재 시장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적인 중간선거 전 약세 구간 역시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