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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한국 항구 선적 연료 러시아행 조사…위법 땐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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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한국 항구 선적 연료 러시아행 조사…위법 땐 조치”

“석유제품 자체는 대러 수출통제 대상 아냐”
한국산 여부도 미확인…신고 목적지·실제 항로 등 점검
지난 5월 8일(현지시각) 충남 서산 대산항 해상에서 원유운반선 ‘오데사’가 입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8일(현지시각) 충남 서산 대산항 해상에서 원유운반선 ‘오데사’가 입항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 정부가 국내 항구에서 석유제품을 선적한 뒤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향한 유조선들의 운항 경로와 신고 내용을 조사해 국내법 위반이 확인되면 법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은 한국 외교부, 산업통상부, 관세청이 가디언 보도에 나온 석유제품 선적 사례의 추가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해당 석유제품 자체를 국내 항구에서 선적한 행위가 현행 대러 수출통제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상업용 경유 등 정제 석유제품은 한국의 대러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또 러시아로 운송된 물량이 한국산이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식 통관 절차를 거쳐 한국에서 러시아로 경유, 항공유, 자동차용 휘발유가 직접 수출된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7~8월 17만6000t 러시아 극동으로 운송

앞서 가디언은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8월 울산, 여수 등 한국 항구에서 석유제품 17만6000t 이상이 유조선 7척에 선적됐다고 지난 6일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은 이들 선박은 총 14차례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운항했다며 운송된 물량은 대부분 경유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잇따라 타격을 받으면서 연료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유 처리량은 지난 6월 20여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유 생산량도 전년보다 약 30% 감소했다.

가디언은 운송에 동원된 유조선 가운데 3척이 영국 또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부 선박은 한국 당국에 일본이나 싱가포르를 목적지로 신고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여수 앞바다에서는 약 2만6000t의 석유제품이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다른 유조선으로 옮겨진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 “항로 달랐다는 사실만으로 허위신고 판단 어려워”

한국 정부는 신고한 목적지와 실제 운항지가 달랐다는 사실만으로 목적지를 허위 신고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박의 실제 항로와 신고 목적지의 차이, 항로가 변경된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국내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가디언도 한국 항만 기록만으로 해당 석유제품의 소유주와 판매자, 원산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한국 항구에서 선적된 연료가 러시아의 연료 부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한국의 대러 제재 정책과 배치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거래 주체와 원산지, 최종 구매자 등 핵심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러시아에 연료를 공급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관련 선박과 거래를 추가로 조사한 뒤 현행 법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연료 운송 논란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이송 사실 공개를 둘러싼 한·우크라이나 갈등과도 맞물렸다.

한국 정부는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양국 간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