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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약발 끝났다… 中 기업, '회복' 아닌 '부채 돌려막기' 연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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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약발 끝났다… 中 기업, '회복' 아닌 '부채 돌려막기' 연명 중"

나틱시스 모니터 "상반기 中 기업 이익률 4.5%·ROE 6%… 글로벌 경쟁사의 절반 토막"
이자보상배율 8.8배 안정세는 '착시'… 인민은행 금리 인하로 분모(이자비용)만 줄어든 결과
EV·배터리 등 '신품질 생산력'도 매출 -4%·마진 2% 추락… "부실 좀비기업 퇴출 허용해야"
중국 상장사들이 금리 인하에 기대어 부채 상환 능력을 연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장사들이 금리 인하에 기대어 부채 상환 능력을 연명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안정세를 찾았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제 중국 기업들은 영업 수익을 통한 실질적 턴어라운드가 아니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기댄 '부채 차환(돌려막기)'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는 석학의 날카로운 경고가 나왔다.

특히 부동산과 중공업 등 전통 구(舊)경제뿐만 아니라 시진핑 지도부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전기차(EV), 배터리, 태양광 등 이른바 '신(新)품질 생산력' 산업군마저 출혈 가격 경쟁(인볼루션·Involution)에 갇혀 마진이 급락하고 있어, 베이징 당국이 통화 완화라는 임시방편을 넘어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퇴출 등 근본적인 건전화 정책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월 2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Nikkei) 기고문에서 유럽 유력 싱크탱크 브뤼겔(Bruegel)의 수석연구원이자 프랑스 나틱시스(Natixis) 은행의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ia-Herrero)는 최신 '나틱시스 중국 기업 모니터(Natixis China Corporate Monitor)'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본토 약 2,300개 상장 기업과 전 세계 9,000개 글로벌 경쟁사의 재무제표를 정밀 비교·분석한 결과다.

글로벌 절반에 불과한 수익성… 8.8배 이자보상배율은 '분모 착시'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중국 상장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4.5%에 그쳐, 글로벌 동종 기업들이 기록한 평균(약 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약 6%로 글로벌 평균(11% 이상)을 크게 밑돌았다.

가르시아-에레로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기업들의 부채 상환 지표가 사실상 통계적 착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ICR)은 8.8배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분자인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중국인민은행(PBOC)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 은행들의 대출금리 하향 조정으로 분모인 이자 비용이 0.5% 줄어든 데 따른 착시라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은 팬데믹 이전(7.9%)의 절반 수준인 3.9%에 멈춰 서 있으며, 영업 마진이 급격히 붕괴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극단적인 비용 절감(허리띠 조이기) 때문이었다.

가르시아-에레로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금리 재융자를 통해 연명하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은행 마진 바닥·실질금리 고공행진"… 금리 인하 쿠션 소진


가르시아-에레로 연구원은 이러한 통화 완화 중심의 기업 연명 모델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세 가지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우선 대출금리 인하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중국 상업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이미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향후 기업 신용 위험이 본격화될 경우 부실 채권을 흡수해야 할 은행권의 자본 완충력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또한, 만성적인 디플레이션 압력 탓에 명목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기업들이 체감하는 실질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가 차입자들에게 실질적인 채무 경감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바닥권에 가까워질수록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창출할 수 있는 경기 부양 효과 역시 점차 소진되고 있다. 결국 분모인 이자 비용을 더 이상 낮추지 못하면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은 본원적 영업 수익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 이 수익성 부재에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먹거리 'EV·재생에너지'마저 매출 역성장(-4%)·마진 2% 추락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부실 징후가 전통적인 부실 부문(부동산·지방 공기업·중공업)에만 머물지 않고 국가 전략산업으로 전이됐다는 점이다.

중국 지도부가 '신품질 생산력'으로 치켜세우며 막대한 정부 보조금, 헐값 토지, 정책 금융을 몰아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풍력 장비, 반도체 부문 역시 공급과잉에 따른 극단적 단가 인하 경쟁('인볼루션')에 직면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이들 첨단 전략 산업군의 매출 성장률은 -4%로 역성장했으며, 평균 마진은 2%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조사 대상 중 가장 우수한 재무 건전성을 과시하던 재생에너지 부문은 이제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중국의 차세대 경제 모델을 이끌어야 할 전략산업들조차 인민은행의 저금리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 전락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저렴한 정책자금을 독점하는 '중앙 국영기업'과 국내 시장 침체를 피해 헐값 수출로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민간 기업' 간의 이중화(양극화) 구조도 한층 심화됐다.

"좀비기업 퇴출 허용하고 공급망 미수금부터 털어내야" 4대 해법 제시


이에 따라 가르시아-에레로 연구원은 중국 지도부를 향해 기업 건전성 회복을 통화 완화의 부수적 결과가 아닌 명시적인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네 가지 정책적 해법을 제안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금리 인하에 따른 착시를 걷어내고 기업의 실질적인 부채 감당 능력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통화 완화로 인한 지표 개선과 영업 수익 회복에 따른 개선을 명확히 구분해 재무 감시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공급 중심의 산업 지원책에서 벗어나 가계 소득과 소비 여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내수 진작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소비가 생산량을 흡수하지 못하는 구조를 방치한 채 공급 측면의 통제만 고수해서는 근본적인 구매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 퇴출 메커니즘을 신속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석 대상 표본 내에서 좀비 기업 비율이 2018년 이후 두 배로 급증한 만큼, 지방정부가 개입해 부실기업을 인위적으로 연명시키는 카르텔식 가격 통제를 멈추고 파산 절차와 시장 주도의 기업 통합(M&A)을 과감히 허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끝으로 지방정부가 민간 납품업체들에 쌓아둔 대규모 대금 체납(미수금)을 조속히 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의 미지급 청구서는 민간 공급망의 현금 흐름을 압박하는 일종의 숨은 세금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신속히 상환하는 것만으로도 추가 부채 발행 없이 민간 기업의 유동성과 수익성을 즉각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르시아-에레로 연구원은 "국내 마진이 붕괴된 중국 기업들이 살기 위해 밀어내기 수출을 감행하면서 중국의 연간 무역 흑자가 1조 2,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며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중국의 덤핑 수출 통계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도사린 중국 기업들의 취약한 대차대조표와 지방정부·은행의 잠재적 신용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