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회 장악에 정책 교착 가능성에도 달러 강세 요인 유지
블룸버그 달러지수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연준 추가 금리 인상 기대
블룸버그 달러지수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연준 추가 금리 인상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다음 달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이 분산되더라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교착 상태가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높은 미국 금리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자금 유입이 달러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유지되면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고금리와 AI 투자 확대가 달러 강세를 유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민주당 의회 장악 가능성에도 달러 강세 전망
미국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치른다.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상원이나 하원 가운데 적어도 한 곳의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 행정부와 의회 사이에 정책적 교착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달러의 중장기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이달 지난해 5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물가 상승세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하면서 달러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매뉴라이프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네이선 투프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선거 결과가 단기적인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달러의 장기적인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환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상대적인 경제성장률과 물가, 금리, 자본 흐름을 꼽았다.
또한 의회 권력이 분산되면 대규모 정책 변경이 어려워지는 대신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금융시장에 일정한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추가 금리 인상 전망…달러 수익률 매력 유지
달러 강세의 핵심 요인은 미국 통화정책이다.
연준은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9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뒤 추가 인상을 일단 보류한 것이다.
그러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계하며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간선거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높은 금리는 달러 표시 금융자산의 수익률을 높여 해외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요인이 된다.
달러는 지난 9월 금리 인상에 힘입어 3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약 1.8%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달러가 올해 남은 기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잉글랜더 주요 10개국 통화전략 책임자는 의회 권력이 분산되거나 민주당이 상원에서 근소한 다수당을 차지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어서기 어렵다면 시장이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달러 강세가 이어지려면 연준이 물가를 낮추면서 높은 실질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시장의 믿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투자 확대도 달러 지지…의회 규제 가능성은 변수
미국 AI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미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알렉스 코언 전략가는 민주당이 의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더라도 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새로운 AI 규제법안을 추진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언 전략가는 이같은 정치적 구조가 미국 증시를 떠받쳐 온 AI 투자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로 AI 관련 투자심리가 약화해 달러가 하락한다면 오히려 달러를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AI 투자 확대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맨그룹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시장전략가는 AI 분야의 자본적지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투자 둔화가 미국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경우 달러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러 강세 베팅 400억달러 육박…선거 이후 단기 조정 가능성
투자자들은 여전히 달러 강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10월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자산운용사와 비상업적 투자자들의 달러 강세 베팅 규모는 400억달러(약 53조5240억원)에 조금 못 미쳤다.
이들 투자자는 지난 3월 중순부터 달러 강세를 예상하는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과거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는 달러가 약세를 나타낸 사례도 적지 않았다.
씨티그룹의 대니얼 토본 전략가는 과거 중간선거 결과를 분석하면 의회 권력이 분산되는 경우 달러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는 다른 요인들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선거 이후 약세가 나타나더라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선거 결과가 단기적으로 달러에 부담을 주더라도 미국의 금리 수준과 투자 자금 흐름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달러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전쟁 이후 유가 급등도 달러 강세 요인
중동 정세도 달러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흐름이 불안정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올해 약 80% 상승했다.
원유 가격 상승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통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와 유로화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프랑스의 재정 상황 악화도 유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확대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선거 이후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배제하지는 않았다.
캐나다 투자은행 CIBC캐피털마켓의 노아 버팜 전략가는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이 외환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미국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공격 강도가 예상보다 낮다면 국제유가와 달러가 함께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중간선거가 단기적인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달러의 방향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인은 금리와 경제성장률, AI 투자에 따른 자금 흐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