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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20평대 아파트가 3억5000만원? 수도권보다 더 비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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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20평대 아파트가 3억5000만원? 수도권보다 더 비싸네

제주부동산시장 2010년 이후 나홀로 호황 이어가...9월 한화건설 분양에 벌써부터 수천만원대 프리미엄 예상

현대산업개발 '제주 아라 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제주 아라 아이파크'
[글로벌이코노믹 최인웅 기자] 중국자본과 유커(遊客) 등 해외 관광객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주지역 부동산이 2010년 이후 최대 활황을 맞고 있다. 제주시 연동의 한 20평형대 아파트 실거래가는 2010년 말 2억6000만원 전후였지만, 올해 초 3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돼 1억원 가까이 올랐으며, 지난달 제주 경매시장에선 토지 낙찰가율이 감정가대비 170%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토지 낙찰가율은 2001년 1월 경매통계 수집이후 역대 최고기록이다.

올 들어 제주도의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7개월간 전체 4만2340필지가 거래돼 하루 평균 200필지가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만3802필지)보다 25%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제주아파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8년 414만원이던 제주아파트 3.3㎡당 매매가는 올해 605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노형동과 연동 등 제주시를 중심으로 한 개별 단지의 가격 상승세는 통계에 잡히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공급 부족'을 우선으로 꼽고 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지역특성상 보존지역이 많아 신규로 분양할만한 부지가 적고, 분양물량도 매년 극소수에 불과한 편이라는 것이다. 반면 제주도 인구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5월말 현재 62만7500여명으로 2013년 8월 60만 명을 돌파한 이후 2년 만에 2만7000여명이 증가했다. 매월 1000명이상 순유입인구가 늘어난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닌 지난달 제주지역 주택거래량은 신고일 기준 1027건으로 역대 최고수준을 나타냈다”며 “보통 7~8월은 부동산시장에서도 비수기로 통하는데 제주는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지역의 지난달 경매건수는 총 52건으로 이중 48건이 낙찰, 90%가 넘는 낙찰률을 보였다”며 “이는 다른 지역 평균 낙찰률(30~40%)보다 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특히 7월 제주 토지낙찰가는 감정가대비 170%까지 올라 주거시설이나 상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며 “최근엔 묘지가 있는 땅도 향후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경쟁적으로 낙찰을 받아 일단 사고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아파트와 주택 등 주거시설도 감정가대비 낙찰가율이 120~130%까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9월 분양할 한화건설 제주 꿈에그린 조감도
9월 분양할 한화건설 제주 꿈에그린 조감도

9월 한화건설 759가구 신규분양...고분양가 논란 ‘노형2차 아이파크’도 매물 없어


이런 상황에서 대형건설사로는 오랜만에 한화건설이 9월 제주에서 처음으로 ‘꿈에그린’ 브랜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제주 월평동에 들어서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꿈에그린'은 전용면적 84㎡~197㎡, 총 759가구로 구성됐다. 제주첨단 과학기술단지에는 다음카카오, 한국IBM 등 1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제주시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2년 1209가구가 공급된 이후 현재까지 매해 평균 100가구를 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수요는 줄지 않아 2012년 3.3㎡당 900만 원대로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분양된 '노형2차 아이파크'가 현재는 매물을 찾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제주지역 신규분양은 워낙 부지가 한정돼 있어 대형건설사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지 않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양을 해봐야 그 지역의 단발성 효과를 기대할 뿐 장기적으로 2단계 3단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중흥 등 지역건설사들이 분양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내달 한화건설의 신규분양이 그만큼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아파트나 주택가격도 크게 오른 상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번 한화건설이 분양하는 단지가 첨단과학기술단지인 택지지구 내에 조성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 앞서 분양한 노형동 아이파크보다는 분양가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덕분에 벌써부터 주변에선 아파트 분양을 둘러싼 열기가 나타나고 있으며, 청약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제주도는 테마리조트와 외국인 카지노 등으로 구성될 신화역사공원과 의료관광 클러스터인 헬스케어타운, 기존 영어국제교육도시 등 핵심 개발프로젝트로 인해 투자열기가 높은 상태다. 미국의 세계 최대 카지노그룹인 길만그룹과 중국의 녹지그룹 등도 이러한 개발프로젝트를 통해 제주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도 해양관광단지와 스파 등의 휴양 리조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제주는 1988년 올림픽 이후 땅값이 10배나 뛰기도 했고, IMF때는 수도권 집값이 반으로 떨어질 때 3분의 2까지 더 내려가면서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2년 이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호황을 누린 도시였다”며 “이전에는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면 요즘엔 카지노나 교육, 헬스, 크루즈 등 질적인 확대에 더 집중, 전반적인 성장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 세계경제 변동 상황에 따라 제주도 지금까지 활황세에서 다소 쉬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고, 또한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올라 투자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하면서 이전보다 중국인들이 제주부동산 등을 매입하기 위해선 5%정도 더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제주 부동산시장도 이전처럼 급격하게 상승하기보다는 꾸준한 열기는 유지하되 잠시 쉬어가는 장세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진 팀장은 “단기적으로 크게 오른 시장은 항상 리스크 부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제주투자를 고려하는 수요자들은 그 지역의 개발호재나 입지여건 등을 꼼꼼히 파악해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더 대표는 “제주지역 상가는 사실상 노형동이나 연동 등 도시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어왔고, 그 외 지역에선 그렇게 활발하다고는 볼 수는 없다”며 “제주 자체가 관광수요로 커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상가도 그 관광수요에 맞는 상가가 많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가시장에서도 단기적으로는 위안화절하 등 중국자본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인웅 기자 ciu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