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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황금라인 9호선’ 지옥에서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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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황금라인 9호선’ 지옥에서 돌아올까

[글로벌이코노믹 한지은 기자] ‘지옥철’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이 증차된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다지 달갑지 않은 증차 계획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개통 전부터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황금라인’으로 주목받았던 9호선은 초기 예상 승객수 2배에 달하는 일평균 50만명 규모의 ‘지옥라인’으로 탈바꿈했다. 수요 예측 실패에 더해 1편당 운행되는 전동차는 고작 4량. 이 결과 ‘서울 지하철 혼잡도 높은 구간’ TOP5 싹쓸이, 최고 혼잡도 234%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달성했다.
특히나 김포공항에서 강남까지 15분 이상 단축한다는 ‘급행’ 열차는 아침마다 옆 사람 간 0.1㎝의 숨 쉴 틈도 없는 아연실색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염창-신논현 구간을 매일 이용하는 한 승객은 “출근 시간 15분 단축하려다 내 수명이 15년 단축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차 소식은 반갑게 들려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번 계획은 애매한 점이 많다는 반응이다. 서울시는 올 8월 9호선 차량 4편성 16량을 투입하고 10월 4편성 16량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1편당 4량을 그대로 유지하는 탓에 혼잡도가 낮아질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8월 말 4편성이 추가돼도 혼잡도가 떨어지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 운행 구조에서는 배차 간격도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며 “4량 전동차를 더 늘리는 것보다 1편당 6량 혹은 8량으로 칸수를 늘려 수용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7년 38량을 투입해 1편당 6량짜리를 17편성 운행할 예정이지만 ‘종합운동장-보훈병원’ 구간 3단계 개통 시 그만큼 유입 승객수도 늘어나 혼잡도가 뚝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2018년 80량 추가 도입 역시 현재로서는 먼 일. 9호선 증차가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와중에 서울시 메트로9은 벼락치기가 아닌 효율성 있는 플랜을 짤 필요가 있다.
한지은 기자 jb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