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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견제 들어간 일본, 한국산 철강재 산업피해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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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견제 들어간 일본, 한국산 철강재 산업피해 조사 착수

열연박판 아연도 등 한국산 철강재 반덤핑 혐의 판단…8~9월 올해 최대량 수입 '조사착수'

일본이 한국산 수입 철강재에 대해 반덤핑 혐의가 있다고 판단,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최대 경쟁사인 포스코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과 함께 일본 정부가 수입산 방어를 통해 실적 악화에 빠진 일본 철강사 보호에 나섰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한국산 수입 철강재에 대해 반덤핑 혐의가 있다고 판단,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최대 경쟁사인 포스코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과 함께 일본 정부가 수입산 방어를 통해 실적 악화에 빠진 일본 철강사 보호에 나섰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일본이 한국산 철강재 수입에 따른 산업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나섰다. 일본은 단일 국가로는 중국 미국에 이어 3대 철강 수출 대상국이다. 올해 미국이 한국산 열연 등에 반덤핑(AD) 고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일본마저 무역장벽을 칠 경우 비중이 높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이 보다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내년 우리나라 내수는 감소할 전망인 반면 수출 증가로 근근이 불황을 견뎌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산 수입 8월 9월 대폭 증가…일본 염가판매 혐의 판단 조사착수

일본철강연맹은 지난 8일 한국산 철강재 수입이 8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 수출입 가격 등을 비교해 일본의 산업피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철강연맹은 한국 기업의 부당한 염가 판매 혐의가 있다고 보고 반덤핑(AD) 관세 부과 등의 대응조치에 대해 경제산업성과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철강연맹은 지난해 전문 조직인 공정무역위원회를 통해 수입 철강재, 특히 한국산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왔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8월 한국산 수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덤핑 혐의에 대해 조사가 들어간 것이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일본향 수출(철강재 기준)은 34만4928톤으로 전월보다 15.5% 급증했다. 올 들어 최대량을 기록했고 월별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9월 수출량은 33만293톤으로 전월보다 4.2% 줄었지만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 수출됐다. 올해 1~9월 수출은 268만878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자료 : 한국철강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한국철강협회


일본의 속내는

업계에서는 일본이 한국산을 타깃으로 무역제재를 준비하는 것은 최대 경쟁사인 포스코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포스코는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신일철주금(NSSMC)과 JFE스틸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인식된다. 이번 조사 대상이 된 열연박판의 경우 동남아 핵심 수요처인 냉연 단압밀(mill)을 놓고 포스코와 일본 고로사 간의 판매 경쟁이 가열돼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본향 철강 수출이 연간 300만 톤을 넘고 있는 사실이 일본으로서는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수입재 방어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이번 조사가 시작된 발단이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14.0%라는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NS는 상반기(일본 회계연도 4~9월) 이익이 절반으로 급감했고 JFE스틸은 출범 이래 첫 적자를 봤다. 올해 반덤핑 고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장벽을 친 미국 철강사들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을 일뤘다. 일본 내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해 수입재 방어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크게 부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중국 미국에 이어 3대 수출국…포스코 등 수출시장 위축 우려

자료 : 한국철강협회
자료 : 한국철강협회
일본은 단일국가로는 우리나라의 3대 수출국 중 하나이다. 2015년 기준 일본 수출량은 349만5629톤으로, 중국(414만5311톤)과 미국(395만4845톤)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올해 미국의 반덤핑(AD) 관세 부과로 수출길이 막힌 상태에서 일본마저 무역장벽을 칠 경우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철강사들이 내년 살림을 꾸려가는 데는 적잖은 부담이 나타날 전망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포스리)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철강 내수는 2763만 톤으로 올해보다 1.0%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수출은 2577만 톤으로 4.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이 내년 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일본은 한국산 철강재 중 열연강판(박판)과 아연도금강판을 중심으로 산업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포스코는 열연박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아연도금강판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도 일본에 지사를 두고 아연도 컬러강판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종혁 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