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2개, 전기차 배터리 2개, 인터넷 3개가 한국 증시 주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7일(현지시간) 미국에 FANG이 있다면 한국 증시에서도 7대 PRINCESS(프린세스)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이들을 조망하는 기사를 내보내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바이오테크 2개사,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2개사, 인터넷 회사 3개사 등으로 이들 주가는 올해 평균 약 9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FAANG 주식(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앞질렀다. 프린세스가 합해 종합주가지수의 18% 이상을 차지하면서 한국의 블루칩 삼성을 압도할 태세다.
한국 주식은 올해 들어 큰 폭의 변동을 겪었다. 과거 가상화폐와 온갖 이국적인 구조화 상품에 손을 댔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는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외국인이 이탈하자 단독으로 주가지수를 지지했다.
코스피지수를 단순한 순환형 플레이로 보는 해외 투자자들과는 달리 내국인들은 무역 전쟁과 코로나19로 다시 쓰여진 사회에서 번창할 포스트 삼성을 찾고 있다. 그들이 보기에 스마트폰 공급망은 어제의 이야기다.
형제자매인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용 메모리칩을 만드는 것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제조능력을 활용해 의약품과 백신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 동사는 최대 규모인 제4 공장을 건설해 총 생산능력을 71% 끌어올리고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달 코로나19 항체 약물을 대상으로 임상 1상에 들어갔으며 미국에서 코로나19 검사 키트 2개를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EV) 배터리 제조는 많은 한국인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는 또 다른 분야다. 삼성과 LG가 글로벌 리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 중국은 산업 지원을 위해 EV 보조금을 2022년까지 연장했고 유럽연합은 기후 관련 7개년 예산인 1조 8000억 유로에서 30%를 배정했다.
한국은 전자상거래와 비디오 게임을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인터넷 인프라를 갖고 있다. 전통적인 소매 판매와 달리 한국의 봉쇄는 전자상거래에 흠집조차 내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은 미국보다 보급률이 높아 전체 소매판매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카카오, 비디오 게임 개발사 엔씨소프트 등 3대 인터넷 프린세스에게는 혜택이었다.
사실 한국의 프린세스가 스마트폰 주변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FANGMAN보다 더 다양하고 다이내믹하다. 한국인들은 ‘스마트폰’이라는 매력적인 한 왕자에게만 희망을 걸지 않는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