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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트레저데이터 코리아 고영혁 대표 “데이터분석, 문제는 데이터설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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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트레저데이터 코리아 고영혁 대표 “데이터분석, 문제는 데이터설계야!”

고 대표 “가치 있는 데이터 전환 위한 선행조건은 ‘데이터 설계’”
美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트레저데이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고 대표, 가치사슬 만드는 ‘데이터액션’ 강조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고영혁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고영혁 대표

“‘가비지 인 가비지 아웃!(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를 넣으면 아무리 좋은 도구라고 해도 쓰레기가 나온다. 특히 데이터 분야는 더욱 그렇다. 데이터 분석에 앞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설계’다”


고객데이터플랫폼(CDP) 개념을 사실상 국내에 처음 도입한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인 트레저데이터 코리아의 고영혁 대표는 최적의 데이터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데이터 설계’를 꼽는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선 “측정 가능한 정량화 된 지표를 설정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활용의 방향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기업 실무자들에게 조언한다.

지난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 빅데이터 분야 하이테크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트레저데이터는 ARM의 자회사다. 지난 2016년부터 한국 지사 형태로 국내에서 토대를 쌓아왔다. 지난해 5월 CDP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10월에는 한국 진출 6년 만에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트레저데이터 코리아 대표이사인 고 대표는 국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전문가로 꼽힌다. NHN과 지마켓 등 국내 대표적 정보통신(IT)기업 등 디지털 융합 사업 분야에서 18년가량 전문 경험과 지식을 쌓아온 그는 ‘데이터 사이언스’와 ‘그로스해킹’ 분야의 실력자다.

◇ 고 대표 “국내 데이터 분석 성공적 활용 기업, 극소수”…이유는?


이른바 ‘마테크(마케팅+테크)’ 솔루션 활용은 글로벌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 디지털산업화 전환으로 데이터는 각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크게 늘려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과 매출 확대의 중요한 기초 설계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데이터 활용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각 기업별로 여러 데이터 분석기법과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데이터를 가치있는 정보 전환을 위한 데이터 분석 기업과 솔루션들도 크게 늘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만 데이터 관련 기업들은 8000여 개에 달한다.

시장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19조 273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16조 8582억원보다 14.3%(2조4000억 원) 증가한 수치로, 올해는 20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기준으로 빅데이터 분석시장 규모가 2022년까지 300조 원가량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산업계가 데이터 분석에 대한 관심을 넘어 집중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무수한 데이터 관련 기업과 솔루션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수용 기업이나 관련 실무자들은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이코노믹이 고 대표의 ‘데이터 분석’에 대한 식견을 듣고자 한 배경이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도 데이터를 잘 분석해 활용하는 기업은 글로벌에서도 잘 하는 곳과 비교해도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그런 기업들의 수가 아직 적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분석 결과물과 이를 통한 실무적 활용도에 대한 국내 현주소를 이같이 함축적으로 말한다. 그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석으로 인사이트 도출,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나 일의 흐름이 데이터를 통해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데이터가 생성돼 선순환이 자동으로 반복될 수 있는 ‘데이터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데이터분석의 궁극적 목표”이라면서 “이런 수준에 도달한 기업들은 아직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고 대표의 주창하는 ‘데이터 액션’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 원료인 ‘데이터 수집’ ‘정제’ ‘모델링’이 면밀하게 설계돼야 데이터로부터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가치를 뽑아내기 위해선 데이터의 데이터간 ‘가치 사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즉 데이터의 유용한 가치 확보와 지속가능한 가치화로 전환시키는 행동 과정인 ‘데이터 액션’을 위해서는 정교한 ‘데이터 설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고 대표는 반복적이면서도 신속한 반응이 전제돼야 기업이 원하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분석을 위한 분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뒤 “데이터는 철저하게 실제 사업의 성과를 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는 형태로 활용돼야 한다”며 “목적을 염두에 둔 데이터 설계와 피드백 루프를 통해 지속적이면서도 빠르게 (알고리즘을)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질적 데이터 액션을 위한 정교한 데이터 설계 이외에도 소비자가 제품 및 서비스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면밀하면서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신속한 데이터 설계 수정이 적용돼야 가치있는 데이터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직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이 아닌 ‘유연성’과 ‘확장성’이 높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 대표는 최근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의 한계성도 지적했다. 그는 “공급자 중심의 규칙을 설정한 자동화에 치우쳐 실질적인 전환율 성과도 나오지 않고 오히려 불만이 늘어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고객(소비자)과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통합하고 고객의 현재 정확한 상태와 어떤 경험을 거쳤는지를 이해한 다음 고객 중심의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 대표는 기업들을 향해 “데이터의 양이나 분석의 수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데이터의 양이 아닌 질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됐을 때 양이 의미가 있다”며 “최신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간단한 분석이나 시각화만으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단서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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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저데이터 솔루션, 全 산업서 활용,…日 자동차 기업 ‘스바루’ 성공사례는?


고 대표는 자사 트레저데이터의 경험적 노하우와 데이터 설계, 소비자의 행동 패턴 통합 등 다각적 기술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에서도 데이터 분석 도구는 많다”면서도 “분석이 실질적인 기업의 매출과 수익 향상에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는 별로 없다”며 “CDP를 완제품으로 제공하는 기업은 트레저데이터 뿐”이라고 자신했다.

트레저데이터 CDP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의 고객 관련 데이터 자산 통합’이다. 각종 데이터베이스(DB)와 흩어져 있는 광고, 소비자 결제, 매출, 페이스북 페이지, 결제 시스템 등 내부 데이터를 120여 개의 커넥터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자동으로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또 웹과 모바일앱에서의 소비자의 개별 행동을 실시간으로 데이터로 저장하고 분석, 고객에 맞춤형 데이터와 머닝러신 적용한 특정한 결괏값을 트레저데이터의 원천 노하우까지 결합시켜 서비스한다.

트레저데이터는 최적화된 고객의 ‘데이터 액션’ 결괏값을 얻기 위해 트레저데이터는 지난 수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매월 1일마다 제품 기능과 기존 기능 업데이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고 대표가 자사 데이터 분석의 신속한 반응을 자신하는 이유다.

트레저데이터 CDP솔루션은 ▲CPG(생활소비재) ▲리테일 ▲이커머스 ▲텔레매틱스 ▲미디어 콘텐츠 ▲F&B(식음료) ▲SI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트레저데이터는 ‘포춘500’ 및 ‘글로벌 2000’ 기업들을 포함해 글로벌 40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선도 그룹사를 포함해 카카오 VX, 굿닥, 헬로마켓, 차이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레저데이터 CDP를 활용하고 있다.

소비 패턴이 상대적으로 긴 자동차 분야에서도 트레저데이터 CDP를 활용하고 있다. 트레저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스바루(Subaru)는 트레저데이터 분석을 통해 일반 통계 기법 대비해 소비자 계약 완료율이 3.3배 증가했고, 단일 캠페인에서 기존 대비 300억 이상의 추가 매출을 달성했다.

타 상품에 비해 재구매 사이클이 큰 자동차의 특성상 트레저데이터는 고객의 재구매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고객여정(Customer Journey)’에 방점을 찍고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고객 여정이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여정을 따라 이동하면서 단계별로 고객의 불편함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면서 서비스 제공자의 관점인 접점 프로세스를 찾는 기법이다.

트레저데이터는 ‘고객여정’을 통해 ‘정교한 360도’ 고객 프로필을 구현한다. 소비자의 신차 홍보 동영상 시청에서부터 전시회 참석, 관심을 갖는 차량 모델, 시승 신청 차량, 차량 점검 등 개인정보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데이터를 하나의 개인 프로필로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예측하는 과정이 기존에는 60여 시간 정도에서 트레저데이터 CDP 기능을 적용시켜 6시간 정도로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고 대표의 설명이다.

게임분야에서도 트레저데이터는 게임 개발 환경에 맞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해 손쉽게 게임 이용자의 게임상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 기록해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선도 게임 플랫폼회사와 대표적 게임 퍼블리셔 등 게임업계의 리더들도 트레저데이터 고객사다.

◇ 고영혁 대표, 공공기관 ‘데이터 분석’ 이해도 높여야


고 대표는 데이터 분석에 대한 공공기관의 유연한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우 정부의 공공 클라우드를 사용해야 하는 등 아직은 기업에 비해 제약이 따른다”며 “기업들이 활용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제공하는 도구 대비 다양성과 편의성,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도는 부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업들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적극적인 데이터 분석 활용을 제안했다.

고 대표는 데이터분석 분야 발전을 위해 융복합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설계를 위해서는 데이터에만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사업과 서비스 디자인에 전문성을 갖춘 융복합형 인재가 적절하다”며 “사업성과 비즈니스모델의 이해도가 높아야 서비스 관점에서 고객에게 최적·최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모든 데이터를 근간으로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기관, 산업체가 함께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대표는 오는 14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글로벌마케팅컨퍼런스인 ‘DMS 2021’에 연사로 참석해 ‘데이터와 디지털 마케팅 도구를 활용한 초개인화 10가지 실전 교훈’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