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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만지작 거리는 애플·샤오미…삼성·LG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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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만지작 거리는 애플·샤오미…삼성·LG에 기회?

완성차 사업 뛰어들 경우 고객사 될 수 있어…"구체적 사업방향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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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자동차업계의 영역이었던 전기차 영역에 전자기업이 뛰어든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장부품을 개발해 자동차기업에 공급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출했으나 애플과 샤오미가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기로 하면서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공고를 내고 스마트 전기차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샤오미는 완전 자회사 형태의 새로운 회사를 차리고 향후 10년간 100억 위안(약 1조7254억원)을 투자한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스마트 전기차는 향후 10년간 가장 큰 사업 기회 중 하나로 스마트 라이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며 “샤오미는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세계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스마트 AIoT(사물지능) 생태계를 확대하는 기업으로써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애플은 2018년 더그 필드 테슬라 엔지니어링 담당 선임 부사장을 영입했으며 2019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드라이브.AI’를 인수했다. 공식적으로 전기차 진출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언급됐다.
최근까지 현대자동차, 닛산 등과 애플카 생산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직접 전기차를 생산하거나 자동차 회사의 기술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CEO는 6일 미국 팟캐스트 ‘스웨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하나의 과정이며 자율주행 기술을 발판으로 여러 사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팀 쿡 CEO는 "자율주행차는 일종의 로봇"이라며 "따라서 이 자율성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애플이 무엇을 할지를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샤오미와 애플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이나 LG가 보였던 것과 다르다. 삼성, LG의 경우 전자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계열사를 활용해 반도체와 웹OS, 디지털 콕핏, 전기차용 배터리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육성 정책에 따라 미국 진출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협력한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공장은 미국 테슬라에 공급하는 자율주행 칩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이 2%에 불과하지만, 공급 부족이 확대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2018년 차량용 조명기업 ZKW를 인수한데 이어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카 인포테인먼트 합작사 알루토를 설립했다. 자동차 부품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하반기 출범한다.

삼성과 LG가 전기·자율주행차의 부품과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면서 애플과 샤오미의 완성차 사업 진입은 오히려 고객사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샤오미 스마트폰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D와 LGD는 모두 아이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도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와 애플이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면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방향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