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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칩 부족, 자동차에서 토스터기와 세탁기까지 산업 전반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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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칩 부족, 자동차에서 토스터기와 세탁기까지 산업 전반으로 확산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자동차나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 냉장고, 토스터 등 생활가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자동차나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 냉장고, 토스터 등 생활가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기업들이 반도체의 비축량을 늘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 경색이 심화돼 칩 부족 사태가 자동차와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을 비롯한 가전제품 제조로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아이리시타임즈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경영진들에게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로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더 심각한 생산 대란이 예상된다며 이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폭스바겐의 스페인 브랜드 시트사의 웨인 그리피스 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급업체와 폭스바겐 그룹 내부에서 2분기에는 상당한 난관에 직면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피스는 바르셀로나 외곽에 있는 시트의 마르토렐 공장에서의 생산은 현재 근근히 버티는 상태이며 공급 업체로부터 칩을 받은 후에야 어떤 자동차를 만들지를 결정한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정보기기 및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반도체 생산은 전자 부문으로 급속히 쏠렸다. 다른 산업, 특히 자동차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반도체 부품 주문까지 취소했고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라인을 모두 전자 쪽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후반부터 자동차 수요가 살아나면서 칩을 조달하려 했지만 이미 칩 공급의 길은 막혔다.
또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제재에 타격을 입은 중국 기업과 단체들의 반도체 사재기도 반도체 부족을 심화시켰다. 일부 회사들은 세탁기나 토스터와 같은 일상 가전의 부품을 확보하는 것조차 어렵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칩 부족과 이에 따른 가전 제조지연 압박을 느끼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들이다.

지난 3월 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급의 심각한 불균형을 경고한 후, 이번 달부터 일부 스마트폰 부품의 주문을 줄이기 시작했다.

한국의 스마트폰 부품 공급업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카메라 센서 등이 모두 공급부족이다. 그 결과 이번 분기에는 삼성으로부터 수주액이 감소했다”면서 “일시적인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하반기에는 지연됐던 주문이 더 많이 들어올 가능성으로 6월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 모바일 부문 공동 CEO(최고경영자) 겸 사장은 반도체 부족 때문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를 내년까지 연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마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대형 가전업체인 LG전자는 반도체 부족이 아직 생산 차질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위험성이 높다는 점은 인정했다. 회사 측은 "장기화하면 어떤 제조업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랜디 에이브럼스 반도체 리서치팀장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공급이 특히 빠듯해 일반 가전제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높은 이익률을 얻을 수 있는 칩 생산에 집중해 가전제품 제어에 사용되는 칩의 생산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는 것이다.

애플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칩을 만드는 DB하이텍 관계자는 "스마트폰, TV 등 가전제품에서 사용되는 칩 주문이 우리 생산능력을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칩, 전원 관리 칩, 이미지 센서는 특히 공급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에 전자제품 소비가 줄어들면 칩 부족현상은 종식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그 시점은 내년 이후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