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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서방기업, 공산당 동조 '스톡홀름 증후군'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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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서방기업, 공산당 동조 '스톡홀름 증후군' 보여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이면서 중국 공산당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이면서 중국 공산당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악명 높은 강도사건에서 이름을 딴 ‘스톡홀름 신드롬’은 납치·인질 피해자들이 범죄자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 동정심을 느끼는 현상이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홍콩 주재 기업 관계자 일부는 “자유 언론을 그들의 가장 큰 적으로 간주한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홍콩에 진출한 서방 기업들의 홍콩 주재 경영인들에게,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금융 중심지 홍콩에서의 권리와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 홍콩 사태를 보도해 본사가 투자를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언론이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돈벌이에 성공하는 사업은 곧 ‘중국 정부의 인질’로 묘사된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스스로를 인질처럼 느낀다. 그들은 정치인, 언론, 또는 인권 단체들이 중국의 정책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면 이를 비난한다. 인질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일까는 모를 일이다.

폭스바겐, 애플, 스타벅스, 나이키, 인텔, 퀄컴, 제너럴 모터스, H&M 같은 회사들은 모두 거대하고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서방 기업들은 중국 정부를 대변해 공개적으로 로비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으로부터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최근 H&M과 나이키 같은 회사들은 중국이 무슬림 위구르 소수민족을 노예처럼 부려 생산한 것으로 알려진 면화 사용을 거부한 대가로 불매운동 등 중국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불행하게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에게는 인권 침해, 불공정한 기업 관행, 정치적 간섭에 대해 침묵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현대 중국에서 돈을 벌려면 공산당 정책에 동조해야 하고, 충성심을 보여야 하며, 글로벌 홍보를 지지해야 한다.

많은 서구 기업들을 지배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운동은 중국에서의 그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 민족 학살에 적극적으로 연루됐다"고 비난하며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정부와 협력하던 중 델타항공을 ‘위선자’로 몰아세운 적이 있다. 델타항공이 중국 정부를 두둔한 것이다. 델타항공은 중국동방항공의 주주다.

뉴질랜드 정부는 세계 여러 곳에서 진보적 가치의 본보기로 존경받아 왔다. 그러나 중국에 관한 한 그렇지 않았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교역국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자체에도 적용되는 듯하다.

중국이 호주에 비공식적인 제재를 가하기도 전에 호주의 외무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사이에 존재해 온 파이브 아이즈 정보 공유 협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뉴질랜드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싸고 미국의 입장을 옹호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사실상의 무역 제재를 받게 됐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