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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디지털기술 급확산...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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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디지털기술 급확산...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지나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소비재 제조업체 P&G의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스버그 소재 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직원 한명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소비재 제조업체 P&G의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스버그 소재 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직원 한명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그동안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첨단기술의 급격한 발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하는 의견이 않았다.

디지털 기술, 특히 자동화와 관련한 첨단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생산현장의 효율성, 즉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그런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

이제야 미국 경제계에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현재 미국 산업계의 생산성은 20년 전의 이른바 ‘닷컴 붐’에 비견할 정도로 눈부시게 향상되고 있다는게 WP의 분석이다.

WP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고대하던 ‘생산성의 혁명’ 단계에 마침내 진입해 닷컴 붐을 능가하는 지각변동이 향후 경제 생태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역설

미국 산업계의 생산성을 급격히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전무후무한 각종 방역 조치가 시행되면서 생산 현장에서는 로봇이나 AI 같은 첨단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불가피하게 그리고 비약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는 속도는 괄목할만하다.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분기 노동생산성은 4.5% 증가했다. 전분기의 5.4% 증가에 이어 근년에 가장 도드라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WP는 “2분기 노동생산성은 2.3% 오르는데 그쳤지만 이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동생산성이 평균 1.2% 증가하는데 그친 사실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목할만한 증가율”이라고 전했다.

향배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같은 추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최소한 짧게라도 지속되는 ‘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유례 없는 전염병 사태에 미국 정부가 의회가 역대급 경기부양책을 집행하고 역시 역대급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에 나서는 것도 로봇과 AI로 대표되는 신기술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생산성 향상에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 닷컴 붐에 비견할 경제 부흥 전망도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생산성의 혁명이 경제 성장을 강하게 견인해 1990년대의 닷컴 붐에 버금가는 디지털 경제 붐이 다시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에릭 브리뇰프슨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WP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과거에 주로 공공투자에 집중을 했고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코로나발 역대급 경기부양책과 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확충 투자계획으로 공공투자가 다시 대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면”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이 혁명적일 정도로 지속적으로 향상될 경우 1990대의 닷컴 붐과 비슷한 또는 그것을 능가하는 신경제의 부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닷컴 붐 당시에도 컴퓨팅 혁명의 여파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향상돼 지난 1996년부터 2004년 사이에 평균 3.1% 수준의 증가율을 보인 바 있다. 지금은 이와 비슷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미니 붐’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는게 WP가 이 문제로 만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 계열의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의 경제전문가들은 노동생산성의 고공행진이 최소한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가능성에 베팅을 했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서 앞으로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지만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제대로 충원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을 비롯한 신기술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주요국의 노동생산성 변화 추이(2000년과 2010년 비교). 사진=맥킨지앤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의 노동생산성 변화 추이(2000년과 2010년 비교). 사진=맥킨지앤컴퍼니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