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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긴장해'...SK이노, 각형 배터리로 전기차배터리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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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긴장해'...SK이노, 각형 배터리로 전기차배터리 사업 다각화

각형 배터리 경력 인재 모집...각형 배터리 선점업체 삼성SDI와 한판 대결

SK이노베이션이 사업다각화 방침에 따라 각형 배터리 생산에 본격 나선다.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이 사업다각화 방침에 따라 각형 배터리 생산에 본격 나선다. 사진=SK이노베이션
'삼성SDI 긴장해'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주력해온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형 배터리 사업을 주력 업종으로 육성해온 삼성SDI는 비상이 걸렸다.

오는 10월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이 '외연 확장'으로 삼성SDI 텃밭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3종류로 나눠


전기차에 탑재하는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 소재를 담는 형태에 따라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으로 나뉜다.

원통형은 배터리 소재를 원통으로 포장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배터리다. 원통형 배터리는 대량 생산이 쉽고 각형 배터리나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원가 부담이 낮다. 그러나 원통으로 제작돼 공간 활용이 뛰어나지 못하고 수명이 짧다. 원통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이 주로 생산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각형은 배터리 소재를 알루미늄의 사각형 형태로 만든 배터리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으로 제작해 공간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해 내구성이 좋아 자동차 사고에도 잘 견딜 수 있다. 다만 각형 배터리는 무게가 많이 나가고 대형화가 어려우며 열이 잘 방출되지 않는다.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보다 기술적으로는 낮은 단계이지만 배터리 공급처가 다양한 점이 두드러진다. 삼성SDI, 도시바 등이 주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며 독일 유명 자동차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포르쉐 등 전기차에 활용된다.

파우치형은 배터리 소재를 필름으로 포장한 형태다. 파우치형은 소재를 쌓은 후 포장해 각형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업체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모양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고객 맞춤 생산 방식을 사용해 원가가 높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열 관리도 쉽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이 제조하고 있으며 현대기아차, GM, 포드, 르노, 볼보, 닛산 전기차에 탑재된다.

◇SK이노, 각형 배터리 경력직원 모집

전기차배터리는 종류에 따라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기술적으로 가장 발달된 파우치형 배터리외에 각형 배터리 사업에 눈을 돌리는 데에는 '사과를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선호하는 배터리 종류가 분산돼 있어 파우치형 배터리에만 올인하는 현재 전략이 자칫 배터리 판매량 증가에 큰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이 지난 3월 자체 행사 ‘파워데이’를 통해 2023년부터 폭스바겐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 사용 비율을 늘려 오는 2030년에 각형 배터리 사용 비율을 80%까지 높여나가겠다고 발언한 것도 SK이노베이션의 노선 변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와 각형 배터리 등 두 종류를 생산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매출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각형 배터리 공정개발 분야 경력직 인재를 모집했다. 이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이 파우치 형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 강자 삼성SDI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각형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 특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3월 유럽연합지식재산청(EUPO)에 각형 배터리 브랜드로 프리MX(PRiMX), 프리머스(PRIMUS), 스프리MX(SPRiMX), 프리X(PRi-X) 등을 등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은 삼성SDI가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의 50%를 소비하는 최대 고객사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선점업체 삼성SDI의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빼앗아 갈 지 여부가 향후 주요 관전포인트"라고 내다봤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