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물가 안정을 유도하려고 2단계 대응책을 준비했다. 우선 시중에 공급되는 통화량을 줄이려고 자산매입축소 조치인 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재 매달 150억 달러인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300억 달러로 늘려 자산매입 프로그램 마무리 시점을 내년 3월께로 앞당길 방침이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평가해왔으나 이번에 FOMC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 표현을 삭제했다. 연준은 물가를 잡으려면 테이퍼링과 함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이날 “물가 인상률이 2%를 넘어서고 노동 시장이 완전 고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준이 별도 공개한 점도표에서 18명의 FOMC 위원 중 10명이 내년 0.88~1.12%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5명은 0.63~0.87%를 전망했다. 지난 9월에는 18명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0.13~0.37%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지난 6월에는 대다수가 2023년 첫 금리 인상을 예상했었다.
연준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올해 말까지 4.4%로 제시했다. 연준은 이 전망치가 내년에는 2.7%로 떨어지리라 전망했다. 또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말에 4.3%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3.5%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연준이 밝혔다.연준은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5.5%가 성장하고, 내년에 다시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 당시에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5.9%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0.4% 포인트 낮췄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 회견에도 글로벌 경제계의 이목이 쏠렸다. 파월 의장은 당면 최대 과제로 부상한 인플레이션 억제에 총력전을 경주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했다. 그는 내년 말까지는 물가가 목표치인 2%에 가깝게 내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 움직임이 굳어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을 비롯한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진로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최대 고용을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경제 활동이 올해 왕성한 속도로 팽창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