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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31)] 테슬라에 도전하는 조용한 혁명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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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31)] 테슬라에 도전하는 조용한 혁명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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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공식 뉴스 미디어 채널인 HMG 저널(https://news.hmgjournal.com)에 따르면 EV6는 새로운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첫 번째 전용 전기차로 탄생한 모델로서 전기차에 최적화된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효율과 주행성능을 극대화하고, ‘EV+숫자’로 구성된 브랜딩 체계를 처음 정립한 최초의 모델이라고 한다.

동일한 플랫폼의 아이오닉5(IONIQ 5)가 현대의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셉트인 파라메트릭 디자인(Parametric design)이 적용되었다면 EV6는 플랫폼 외에는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 개념의 디자인이다. 전기의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온(Ion)과 현대자동차의 독창성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한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비전인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와도 일맥상통하는 데 반해 EV6는 일반적인 전기차를 의미하는 ‘Electric Vehicle’의 앞글자를 차용한 훨씬 더 광범위한 범용적 의미로 다가온다.

주지하다시피 최근의 현대 디자인 콘셉트는 르 필 루즈(Le Fil Rouge, 맥락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대표되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의 테마로 연결된 정체성과 비례,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4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로 요약된다.

기아자동차 EV6 ⓒ 기아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자동차 EV6 ⓒ 기아자동차

HMG에 의하면 EV6의 디자인 테마는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이다. 이것은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을 지향하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함축한 의미이며 대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요소를 서로 대비되도록 조합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융합을 의미하는 테마는 기본적으로 기술과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설명할 수 있는데 EV6의 경우 새로운 플랫폼과 이에 걸맞은 세대를 뛰어넘는 디자인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겠다.

전반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타임리스(Timeless)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타임리스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디자인을 의미하며 트렌드와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존재 자체의 본질을 담아낸 조형 형태로서 일시적인 유행이나 시대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 디자인이다. EV6의 디자이너 또한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사랑받는 클래식카 디자인을 분석하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를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다양한 하이테크 이미지를 결합해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임팩트가 느껴지는 기아 브랜드 특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미래지향적인 전기차 스타일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양산차의 전형적인 틀을 깨는 동시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순수한 조형으로 완성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V6는 최근 자동차 스타일의 핵심 요소인 크로스오버(Cross-over)가 전체적으로 눈에 띄며 보닛(Bonnet)에서 펜더(Fender)를 지나 트렁크(Trunk)까지 이어지는 풍성한 볼륨은 아이오닉5와 차별화된 인상을 준다. 볼륨감이 강조된 전체적인 조형감과 사이드 하부에서 리어 범퍼를 지나 리어 램프까지 길게 이어지는 측면 캐릭터 라인(Character Line)은 역동적인 비율(Proportion)을 강조한 EV6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스포일러와 램프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리어 쿼터 패널(Rear Quarter Pannel) 은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개념이 잘 표현된 부분이며 역동적이고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EV6의 내부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요소가 반영된 조형으로 대시보드를 수평으로 기울여 차별화했고 좌우 끝단에서 연결된 에어밴트(Airbent)와 요트가 항해하는 듯한 형상의 플로팅 타입 센터 콘솔 등은 스포티하면서도 편안한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철학이 반영된 디자인이다. 운전자를 매끄럽게 감싸는 사용자 중심의 넓은 커브드 디스플레이(Curved Display)와 슬림한 대시보드를 통해 공간감을 극대화했고 색상 설정이 가능한 앰비언트(Ambient Lighting)는 감성적인 측면이 돋보인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심플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것처럼
EV6 또한 하나의 터치패널을 통해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와 공조기 등 제어가 가능하여 공간 활용도가 좋다.

테슬라(Tesla)의 독주로 다수의 메이져 브랜드가 새롭고 다양한 전기차를 속속들이 출시하는 현실에서 EV6의 디자인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출시 시점이나 차량의 성격은 다르지만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테슬라(Tesla)와 비교해보면 EV6의 콘셉트가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헤드램프의 오밀조밀하게 끊긴 DRL(Daytime Running Light)은 다소 조잡해 보인다. 게슈탈트(Gestalt) 조형의 법칙에서 연속의 법칙(Law of Continuity)은 인간이 시각적인 형태를 받아들일 때 “연속된 형태를 하나의 그룹으로 인지”한다고 했다. 끊어진 부분 또한 하나의 면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시각적 피로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모델3 익스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익스테리어(우) ⓒ 기아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모델3 익스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익스테리어(우) ⓒ 기아자동차


테슬라의 모던(Modern)하고 심플(Simple)한 인테리어와 대비되는 EV6는 일반적인 세단(Sedan)의 구성에 디지털을 강조한 진보적인 디자인이다. 세밀한 디테일

(Detail)과 포인트 데코레이션(Point Decoration) 그리고 특징적인 패턴(Pattern) 등은 분명히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오며 미래지향적인 하이테크(High-Tech)로 요약된다.

모델3 인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인테리어(우) ⓒ 기아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모델3 인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인테리어(우) ⓒ 기아자동차


풍성한 외관에 비해 직선적인 느낌의 센터 콘솔(Center Console)은 로봇 디자인을 연상시키며 기어 노브를 중심으로 구성된 레이아웃과 다채로운 패턴이 적용된 그래픽 및 노브(Knob)의 디테일 그리고 다채로운 컬러 스킴(Color Scheme) 까지 상당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며 특히 전기차만의 차별화된 2단 구성은 혁신적으로 보인다.

모델3 인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인테리어(우) ⓒ 기아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모델3 인테리어(좌) ⓒ 테슬라, EV6 인테리어(우) ⓒ 기아자동차

2022년 독일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6는 폭스바겐 ID4, 아우디 Q4 e트론, 메르세데스 벤츠 EQA 등을 따돌리고 프리미엄 부문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렸으며 600만 유투버로 유명한 자동차 평론가 맷 왓슨(Mat Watson)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전기차'란 제목으로 “바로 구매해도 좋은 차”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EV6의 디자인을 본 순간 테슬라의 독주가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그만큼 EV6의 디자인은 세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며 국산 자동차 중에서도 대표적인 시그니쳐(Signature)로 불릴만한 세계적인 제품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Auo-Pilot)을 대체할 수 있는 EV6만의 퍼포먼스가 필요해 보인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