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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한판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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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야디,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한판 대결

고급 전기차 브랜드 ‘양왕’ 온라인 발표…올 판매 200만대 목표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는 해외 사업 확장하고 고급 전기차 시장 진출을 통해 테슬라를 추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비야디는 중국 외에 일본,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4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펼치고 올해의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200만대로 설정했다.

왕촨푸 비야디 창업자 겸 회장은 고급 전기차 브랜드 ‘양왕(仰望)’의 온라인 발표회에서 “우리의 꿈은 20여년 간의 연구·개발 노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자사는 전 세계 고급 자동차의 산업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뒤 비야디의 목표는 고급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는 올해에 양왕 전기 오프로드 SUV 모델 ‘U8’과 슈퍼카 ‘U9’를 출시할 예정이며 판매가격은 80만 위안(약 1억5086만 원)~150만 위안(약 2억8287만 원)으로 추정된다.

양왕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은 타이어 4개를 따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타이어가 펑크 나도 차량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특히 U8은 물에 떠 있거나 이동할 수 있는 비상기능을 갖추고 있다.

비야디가 고급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일부 원인은 중국시장에서의 불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야디의 실적은 10만 위안(약 1885만8000원)~30만 위안(약 5657만4000원)에 불과한 전기차 모델 ‘송()’, ‘친()’, ‘한()’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판매가격 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대 경쟁사인 미국 전기차 거물 테슬라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달에 중국시장에서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판매된 테슬라 모델 3의 최저가는 기존의 26만5900위안(약 5014만3422원)에서 22만9000위안(약 4318만4820원)으로 내렸다.
테슬라에 이어 샤오펑 등 전기차 스타트업도 전기차 가격을 낮췄다.

테슬라·샤오펑 등 전기차 제조업체 외에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중국에서의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고 비야디의 주도적 지위를 도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대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야디가 고급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고부가가치 분야로 진출한 길을 넓혔고, 해당 시장에서 안정적 수준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비야디의 전기차 라인업은 중·저가 전기차 모델로 구성됐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다. 테슬라 전기차 사업의 영업이익과 매출 비율이 25%로 집계된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비야디의 전기차 사업 영업이익과 매출 비율은 5%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V)에 탑재된 배터리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가솔린 자동차의 수익성보다 낮다. 이로 인해 비야디는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 각 세분시장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양왕 브랜드를 통해 수익성을 늘리고 회사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을 희망한다.

비야디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역풍 요소들은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의 최대 수혜자인 비야디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12월에 만기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정책을 연장시키지 않는 것으로 인해 1월 판매량이 12월보다 8만대 넘게 줄었다.

비야디는 2021년 12월까지의 회계연도에서 58억 위안(약 1조940억 원)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받았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배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비야디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책이 종료된 뒤 전기차 판매가격을 인상했는데 이는 테슬라 등의 가격 인하 전략과 상반된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은 종식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책과 인상된 전기차 판매가격 때문에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비야디는 중국 본토시장에서의 성장률 둔화로 인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일본 등에서 전기 버스를 판매하고 있는 비야디는 태국·인도·일본·노르웨이·독일 등 국가에서 전기 승용차를 판매하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해외 소비자는 비야디가 직면할 도전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은 중국 전기차 수출의 주요 목표 시장인데 중국산 자동차는 유럽의 취업·투자·혁신에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EU)은 국내·외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독자적인 무역 방어 수단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는 “비야디가 화웨이처럼 미국의 수출 제재를 받으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미는 테슬라,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의 주요 목표 시장이지만, 테슬라는 유럽과 아시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