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투자자의 날’, 테슬라가 '대박' 발표 대신 내놓은 계획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투자자의 날’, 테슬라가 '대박' 발표 대신 내놓은 계획

모라비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 “신차 생산원가, 모델3‧모델Y 대비 50% 수준으로 내릴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드류 바글리노 파워트레인 담당 수석 부사장.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드류 바글리노 파워트레인 담당 수석 부사장. 사진=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세 번째 장기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 가운데 테슬라가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진행한 ‘2023년도 테슬라 투자자의 날’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비판으로 끝났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여러차례 공언해온 가칭 ‘모델2’로 불리는 2만5000달러(약 3300만원) 대의 저렴한 전기차 출시와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온 소비자들과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표출됐다.
이같은 실망감을 반영하듯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테슬라 주가도 정규 거래에서 전일 대비 1.43% 하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5% 이상이나 빠졌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서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만한 계획 발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만5000달러 신차 언급 대신 “생산원가 50% 낮추겠다”


2만5000달러 대 신차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날 테슬라 본사에 총출동한 테슬라 주요 임원들이 테슬라의 매우 야심찬 계획 한가지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테슬라의 향후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설명한 10여명의 핵심 임원 속에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경영을 맡길 후임자로 낙점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톰 주 테슬라 중국법인 대표도 있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행사를 머스크 CEO가 2만5000달러 대 전기차 출시에 대한 계획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대신에 테슬라 전기차의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끌어내려 소비자 가격을 크게 내리는 큰 그림을 제시한 뒤 나머지 임원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계획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머스크 “수요는 매우 충분하지만 소비자 가격이 문제”


이 자리에서 머스크 CEO는 현재 테슬라의 최대 관심사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을만큼 가격이 충분히 내려가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있어 가장 결정적인 방법은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면서 “테슬라가 최근 들어 구사한 할인정책이 실제로 주효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매우 크지만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 말은 생산단가를 더 확실히 끌어내려야만 테슬라 전기차를 소유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현재 느끼는 장벽을 낮출 수 없다는 얘기다. 가격 기준으로 고급차로 분류되는 테슬라 전기차를 대중적인 브랜드로 확대하기 위해서도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이 결정적이라는 뜻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판매량 기준으로도 세계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로까지 올라서겠다는 전략도 내비친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판매실적으로 세계 1위 완성차 업체는 일본의 토요타이고 2위는 독일이 폭스바겐그룹이다.

◇모라비 수석 엔지니어 “신차 생산원가, 모델3‧모델Y 대비 50%로 내릴 것”


잭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머스크의 말을 이어받아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연간 생산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00만대로 늘리겠다는 것이 테슬라가 그동안 밝혀온 계획이었는데 이를 현실화하려면 지금까지 생산라인 확충에 투입해온 자금의 규모를 앞으로는 6배로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생산량 확충을 위한 투자를 종전 대비 6배 확대하게 되면 그 규모는 1750억달러(약 229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계획대로 실행되면 올해 목표로 잡은 연간 생산량 200만대가 2030년께면 2000만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스 모라비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은 생산라인 확충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테슬라에서 앞으로 내놓을 신차의 생산원가를 현재 시판되고 있는 모델3와 모델Y의 절반 수준으로 내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