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이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고장과 결함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PHEV는 외부 전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해 일정 거리까지 전기만으로 주행할 수 있으면서 장거리 주행 시에는 내연기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차량을 말한다.
미국의 비영리 소비자 평가기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공개한 자동차 신뢰성 조사에서 PHEV가 가솔린 차량보다 평균 80% 더 많은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친환경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가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2020~2025년 판매된 차량을 대상으로 미국 차량 소유자 약 38만 명이 응답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 차량보다 평균 15% 적은 문제를 보인 반면, 순수 전기차와 PHEV는 모두 가솔린 차량 대비 약 80% 많은 문제를 기록했다.
◇ “신기술 복잡성 탓”…PHEV 구조적 취약
컨슈머리포트 자동차 시험 부문 책임자인 제이크 피셔는 “전기차와 PHEV는 가솔린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로운 설계여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결함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일반 하이브리드는 약 30년 가까이 기술이 축적돼 안정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는 생산이 중단된 포드 이스케이프 PHEV뿐 아니라 마쓰다 CX-90 PHEV, 지프 랭글러 4xe와 그랜드 체로키 4xe, 볼보 XC60 PHEV 등 최근 출시된 모델들도 포함돼 PHEV 전반의 평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 하이브리드는 안정적…프리우스가 대표 사례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리포트는 토요타 프리우스와 같은 전통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평균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컨슈머리포트 자동차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스티븐 엘렉은 “신뢰성 높은 브랜드가 만드는 하이브리드는 대체로 안정적”이라면서 “혼다·렉서스·토요타처럼 검증된 제조사가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 테슬라는 개선…일부 전기차는 부진
이번 조사에서 테슬라는 신뢰성 면에서 가장 큰 개선을 이룬 제조사로 평가됐다. 사이버트럭을 제외한 테슬라 차량은 초기 품질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으며, 모델Y는 조사 대상 전기차 가운데 가장 신뢰성 높은 모델로 꼽혔다.
반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일부 전기차는 통합 충전 제어 장치 결함으로 주행 중 동력 상실 문제가 보고되며 신뢰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셔는 “부품과 설계를 여러 차종이 공유할 경우 하나의 결함이 여러 모델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미국서 판매되는 PHEV, 제조사·소비자 모두에 부담”
컨슈머리포트는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PHEV는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조사 응답자들이 지적한 문제 상당수는 구동계보다는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등 소프트웨어 오류와 관련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테크니카는 “충전 인프라 확대와 주행거리 불안 완화로 순수 전기차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중 파워트레인을 가진 PHEV의 장점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면서 “신뢰성 문제까지 겹칠 경우 소비자 선택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