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1500만 달러 투입해 'SLEP·ERO' 동시 수행…원자로 연료 교체 및 버지니아급 전투체계 탑재
AN/BQQ-10 소나·AN/BYG-1 통합…신형함 건조 지연 따른 '전력 공백' 메울 핵심 '완충제' 부상
AN/BQQ-10 소나·AN/BYG-1 통합…신형함 건조 지연 따른 '전력 공백' 메울 핵심 '완충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냉전기 미 해군 수중 전력의 상징이자 '바다의 사냥꾼'으로 불렸던 로스앤젤레스(LA)급 공격원잠(SSN)의 마지막 함정, '샤이엔함(USS Cheyenne, SSN-773)'이 3년여에 걸친 대수술 끝에 완벽하게 부활했다. 미 해군은 이번 창정비를 통해 샤이엔함의 노후화된 심장(원자로)을 재충전하고 두뇌(전투체계)를 최신형으로 교체함으로써, 기존 설계 수명인 44년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명 연장 프로그램(SLEP)'의 첫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30일(현지 시각)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ce Industry Europe)과 미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미 해군은 샤이엔함의 기술수명 연장과 현대화 작업 완료에 성공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심장 재이식하고 뼈대 보강…3억 달러 투입된 '회춘 프로젝트'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정비가 아니었다. 2021년 11월, 메인주 포츠머스 해군 조선소(Portsmouth Naval Shipyard)에 입거한 샤이엔함은 약 3억 1500만 달러(약 4500억 원)를 투입해 '엔지니어드 리퓨얼링 오버홀(ERO)'과 '서비스 수명 연장 프로그램(SLEP)'을 동시에 수행했다.
'버지니아급' 두뇌 이식…AN/BQQ-10·AN/BYG-1으로 환골탈태
가장 주목할 점은 전투 능력의 비약적 향상이다. 겉모습은 1996년 취역 당시의 LA급이지만, 내부는 최신예 공격원잠인 '버지니아급'의 DNA로 채워졌다.
기존의 구형 아날로그 소나 체계는 버지니아급에 적용된 'AN/BQQ-10' 계열 소나 처리 체계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이는 수동 및 능동 탐지, 정밀 추적, 표적 식별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정숙성이 강화된 적 잠수함을 먼저 보고 먼저 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지휘 통제실 또한 'AN/BYG-1' 계열 전투체계와 유사한 최신 사격통제 시스템으로 일신했다. 이를 통해 최신형 중어뢰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정밀 타격이 가능해졌으며, 데이터 링크를 통해 아군 자산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전(NCW) 수행 능력까지 확보했다.
승조원들의 전투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침실, 식당, 위생 시설 등 거주 구역을 신조함 수준으로 대대적으로 개보수해, 장기간 수중 작전 시 승조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했다.
건조 지연의 늪, '노장'이 메운다…추가 6~7척 수명 연장 예고
미 해군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퇴역을 앞둔 함정을 되살린 배경에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현재 미 해군은 버지니아급 공격원잠과 컬럼비아급 전략원잠(SSBN)의 건조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으나, 조선소 인프라 부족과 숙련공 구인난으로 인해 인도 일정이 지속적으로 밀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A급을 계획대로 퇴역실킬 경우, 대중국 견제와 전 세계 작전 소요를 감당할 수 없는 심각한 '전력 공백(Submarine Gap)'이 발생한다. 샤이엔함은 이 공백을 메울 핵심 '완충 전력(Buffer)'이자,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낸 성공적인 모델 케이스다.
미 해군은 샤이엔함의 성공을 발판 삼아, 남은 LA급 잠수함 중 선체 상태가 양호한 6~7척을 선별해 유사한 수준의 수명 연장 및 현대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차세대 전력이 온전히 배치될 때까지 미 수중 함대의 숫적 우위와 질적 우위를 동시에 방어하겠다는 '가교(Bridge) 전략'의 일환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