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정보·저작권 침해, 가짜 정보 확산 등 생성형 AI의 폐해를 막기 위한 규칙을 이번 G7 회의에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U는 AI 규제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글로벌 규제를 선도하려고 한다. 유럽의회 산하 소비자보호위원회는 11일 EU 전역에서 챗GPT·미드저니 등 AI 체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AI 규제를 위한 법안 초안을 발의한 지 2년 만에 의회 산하 담당 위원회가 법안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EU는 다음 달 본회의에서 AI 규제 법안을 채택하고, 그 이후 의회·집행위·이사회 간 3자 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한다.
유럽의회 소비자보호위 집행위 초안에 따르면 AI를 이용한 생체 감시 및 사용자 감정 분석 등의 기능을 금지했다. 챗GPT나 미드저니 같은 생성형 AI는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해 사용자에게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명확히 알리는 등 투명성 강화 조처를 하도록 했다. EU는 AI 이용·개발과 관련한 위험 수준을 4가지(최소위험·제한된위험·고위험·금지)로 구분해 수준에 따라 구체적인 규제 조건을 제시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도 AI 가드레일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분야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민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AI의 책임 있는 혁신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회의 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정부가 AI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추진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AI 규제 입법을 위해 최소한 100명 이상의 전문가와 협의했다고 미 공영 라디오 NPR이 15일 보도했다. 슈머 대표는 “AI 활용을 극대화하고,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했다. 슈머 대표는 “AI가 너무 급격하게 발전하고, 그 범위가 너무 광대해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가 그만큼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이 향후 100년 동안 미국인의 삶을 지배할 수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하원의 AI 분야 관련 의원들은 15일 초당적으로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했다. 미 상원은 16일 이와 유사한 모임을 개최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정부가 AI 기술이 사생활 침해나 불평등 조장 등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보고 있으나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을 규제할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우선 권고안의 형태로 AI 윤리 원칙을 제시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AI 권리장전(AI Bill of Rights)’을 발표했다. 이 권리장전은 AI 기술 개발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AI를 다루는 기업과 정부 기관에 대한 권고 성격인 이 권리장전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스템, 알고리즘의 편견 방지, 개인정보 보호, 충분한 고지와 설명, 대인(對人) 서비스 제공 등 5가지 원칙을 담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