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2일 사우디 아람코사와 국내 에너지 기관이 원유 공급안정을 위한 ‘원유공동비축 계약’ 등 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한-사우디 간 원유 공동비축사업 계약에 따라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 및 정유사 아람코는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저장소에 오는 2028년 7월까지 5년간 530만배럴을 비축한다. 아람코는 자사 원유를 저장·국내외에 판매하고, 국내 수급 비상시에는 한국이 우선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참극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우려가 최고조에 달해 국제석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원유 저장소 임대수익을 비롯해 국내 수급 비상시 한국이 재고 물량을 최우선으로 확보할 수 있어 석유의 수급 안정과 간접적 비축 효과가 클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2023년 6월말 기준 여수, 울산, 평택 등 9개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1억4600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에 9600만배럴(공동비축사업물량 제외)의 비축유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12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석유공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 충돌로 위기상황이 심각해지면 국내 석유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 정책에 따라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사우디와의 청정수소 분야 상호협력 확대를 위한 ‘한-사우디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등 5건의 MOU도 체결했다.
사우디는 탄소중립에 대응하고 미래에너지 개발을 위해 청정수소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사우디는 그동안 민관합동으로 양국 간 강점에 기반한 청정수소 생산‧유통‧활용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협력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번 MOU는 이 같은 노력의 성과다.
HD현대오일뱅크도 사우디 아람코와 ‘청정수소 에너지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블루암모니아 개발·보급 협력, 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
한전과 사우디 알조마이(Aljomaih Energy & Water)도 수소사업협력에 합의했다. 양국 간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관련 생산·운송·판매·유통·인증 및 규제를 아우르는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이치디현대일렉트릭(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 알지하즈사와 변전소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일렉트릭은 현대중공업이 2017년 상반기 6개사 체제로 전환해 인적분할로 공식출범한 회사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 EPC 업체인 알지하즈의 사업 관련 546억원 ARFTW 380kV 변전소와 92억원 규모의 네옴산맥(Neom Mountain)의 전압의 안정성을 높이는 설비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스태콤(STATCOM) 등 2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협력으로 정부는 메카 지역과 네옴 프로젝트 관련 사업 추가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정상 경제외교 성과를 토대로 한-사우디의 관계가 석유 등 기존 에너지원 기반에서 앞으로 청정수소 등 미래 에너지원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