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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목수 캠 부서, 역경 딛고 32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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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목수 캠 부서, 역경 딛고 32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화제

32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부서(오른쪽)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32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부서(오른쪽)가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8-0이면 승부는 이미 결정됐다. 그러나 캠 부서(32·보스턴 레드삭스)가 마운드에 오르자 선수들은 모두 긴장했다.

1947년 이후 가장 나이 많은 선수의 메이저리그 데뷔여서만은 아니었다. 그가 걸어온 인생 역경을 알기에 모두들 한 마음으로 부서를 응원했다. 부서의 야구 인생은 기구했다.

그는 고교시절 만능선수였다. 야구와 미식축구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냈다. 첫 시련을 고 2때였다. 미식축구를 하다 대퇴골 골절을 당했다. 대학시절엔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간신히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으나 차에 치여 허리가 부러졌다.

부서는 2015년 대마초 흡연 양성 판정을 받아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2년 후 그는 선수 생활 은퇴를 결정했다. 이후 목수로 일했지만 단 하루도 야구를 잊은 적 없었다.

그는 4년 간 익숙해진 목수 일을 그만두고 청소년 야구 코치로 새 길을 찾았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면서 부서는 시속 90마일(약 145㎞)이 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신에게 깜짝 놀랐다. 더구나 그는 어깨나 팔꿈치에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2020년엔 스피드건에 96마일(156㎞)을 찍었다. 부서는 2021년 독립리그에 속한 시카고 독스에 입단했다. 23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202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더블 A팀으로 옮겼다.

부서는 2023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트리플 A 계약을 맺었다. 올 봄에는 논로스터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참가했다. 마침내 그는 4월 19일(이하 현지시각)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락커룸에 그의 유니폼이 걸렸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비록 8-0 승부가 이미 기울어진 다음이지만. 부서는 1이닝을 던져 1실점했다. 하지만 피츠버그의 간판스타 앤드류 맥커친을 삼진 처리해 박수를 받았다.

32살에 데뷔한 왼손 투수의 늦깎이 전직 목수의 이야기는 21일 CNN을 통해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알려졌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