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경제, 트럼프 중국 145% 관세에도 고용시장 안정... 1분기 0.3% 줄는데 그쳐

글로벌이코노믹

美 경제, 트럼프 중국 145% 관세에도 고용시장 안정... 1분기 0.3% 줄는데 그쳐

WSJ "미국 경제, 놀라운 회복력"... 기업들 "관세 충격에 투자 중단 및 수익 하향"
2025년 2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홈디포 매장에서 사람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25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홈디포 매장에서 사람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145% 관세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도 고용시장 안정세를 보이며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현지시각) 미국 경제가 대외 무역 갈등과 각종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은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인디드 하이어링 랩의 코리 스테일 경제학자는 "한 달 더, 실제 미국 고용보고서 자료는 이를 앞둔 불안감과 우려를 정당화하지 않았다""예상과 달리 미국 노동시장은 4월에도 강세를 유지했고, 늘어나는 불확실성과 관세 관련 변동성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간 미국 경제는 한 달 평균 15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이는 2024년 한 달 평균 168000개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고용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기업들은 지금까지 근로자 해고를 꺼려왔고, 실업수당 신청 건수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0.3% 줄었다. 이는 주로 기업들이 관세 시행 전에 물품 수입을 서둘렀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출은 2023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속도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분기보다 1.8% 성장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 고용 안정성,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한 걱정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은 국내 레저 여행이 줄었다고 밝혔으며, 특히 가격에 민감한 여행객들이 지출을 줄였다고 전했다. 팸퍼스 제조사 프록터앤갬블, 옥시클린 제조사 처치앤드와이트는 1분기 미국 판매 성장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1분기 미국 내 1년 이상 운영 매장의 매출이 1년 전보다 3.6% 줄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의 크리스토퍼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의 누적 영향과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많은 대기업들이 올해 수익 전망치를 철회하고 비용 절감을 강화하게 만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번 주 관세로 올해 순이익의 최대 25%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현재 관세 계획이 이번 분기에 9억 달러(12600억 원)의 비용을 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학자 토르스텐 슬록은 "소규모 기업들은 대기업들과 달리 자원이 부족해 희소하거나 비용이 높아진 상품으로 특히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통계는 미국 경제 고용의 80%500명 미만 기업에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와 기업 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들은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달 코로나19 직후인 2020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시간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의 65%가 앞으로 1년간 실업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실시한 제조업체와 서비스 기업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본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2일 제조업 활동이 4월에도 2개월 연속 위축됐으며, 기업들은 관세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리노이 제조업협회의 마크 덴즐러 최고경영자는 "많은 제조업체들은 트럼프 취임 때 세제 개혁, 허가 개혁, 규제 개혁의 가능성과 당시 꽤 괜찮은 경제 상황을 바탕으로 처음에는 자신감을 가졌다""그런데 관세 문제가 생겨 실질적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에 있는 한 독일 기업은 중국에서 비싼 제조 장비를 사서 새 일자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추가 수입 관세 비용 때문에 구매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플로리다의 대형 베리 농장 위시 팜스의 소유주 게리 위시나츠키는 트럼프에 대한 캐나다의 분노로 현지 슈퍼마켓들이 자신의 과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캐나다는 위시 팜스 매출의 약 10%를 차지했다.

한편 EY-파르테논의 수석 경제학자 그레고리 다코는 4월 초 60%였던 경기 침체 가능성을 45%로 낮췄다. 이는 최근 경제 자료에서 본 것 때문이 아니라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줄이고 다른 나라들에 대한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